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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15일 11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6월 15일 11시 43분 KST

어쩌면 사람보다 훨씬 술고래일지 모르는 동물들

술에 취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아니, 즐겁게 술에 취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사람만 알코올의 매력을 즐기는 건 아니다. 술이 인류 문화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믿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인류학과 교수 패트릭 맥거번에 따르면 인간은 어쩌면 술을 가장 잘 만드는 동물일지는 몰라도 술을 가장 잘 마시는 동물은 아닐 수 있다고 한다.

그 증거가 되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1.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나무 두더지'

말레이시아에 사는 깃털 나무두더지(이하 '나무 두더지')는 매일 밤 자신만의 호프집에 들러 한잔 꺾는다고 한다. 게다가 절대 취하지도 않는 희대의 술꾼. 말레이시아 열대 우림의 야자나무의 꽃은 자연적으로 발효되어 3.8%, 맥주 도수보다 약간 낮은 정도의 자연 알코올음료를 만드는데 이 나무 두더지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라고 한다. 2008년 연구에 의하면 이 나무 두더지는 하루 평균 두 시간 정도, 사람으로 치면 와인 아홉 잔 분량의 술을 들이킨다고 한다.

당연히 이 나무 두더지의 체모를 검사한 결과 다른 포유동물이라면 치명적인 양의 알코올 섭취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실상 나무를 타고 돌아다니는 데 술에 취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2. 300년 주정의 역사 '버빗 원숭이'

약 300년 전 아프리카에서 노예선을 타고 캐리비안 섬으로 이주한 버빗 원숭이는 주정뱅이 원숭이로 유명하다. 이 원숭이는 보통 사탕수수로 둘러싸인 환경에 서식하는데 간혹 이 사탕수수가 추수 전에 발효되어 알코올을 함유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버빗 원숭이가 이 술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버빗 원숭이가 좋아하는 건 아니다.

1993년 연구에 의하면 5마리당 1마리꼴로 알코올에 설탕을 섞은 음료와 설탕만 섞은 음료 중에서 알코올이 섞인 음료를 택했다고 한다. 또한, 전체 원숭이 중 5%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산다고 한다.

재밌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십 대인 원숭이들이 가장 술을 즐기며 어른이 될수록 적게 마신다고 한다. BBC는 이를 보도하며 '사회적 위치에서 오는 중압감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3. 사람과 매우 흡사한 패턴으로 마시는 '실험용 쥐'

프린스턴 대학교의 한 연구자에 의하면 실험을 해보면, 쥐의 80%가량은 알코올이 담긴 병과 물이 담긴 병 중에서 알코올이 담긴 병을 선택하며 "끊임없이 술에 취해 있다"고 한다.

또한 '술의 세계사'의 저자 패트릭 맥거번에 의하면 한 실험에서 쥐에게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음주 공간을 제공하자 쥐들은 식전주를 마시고 밥을 먹었으며 자기 전에 한 잔을 들이켰고 사나흘에 한 번씩은 파티하듯이 마구 마시며 인간과 매우 비슷한 음주 패턴을 보여줬다고 한다.

4. 맥주 100캔을 마셨다는 '곰 가족'

곰은 꿀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아직 곰의 음주 습관에 대해서 학술적인 실험 자료는 없지만, 지난 2012년 노르웨이 북부의 한 오두막에 곰 가족이 침입해 100캔의 라거를 끝장 낸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데일리메일과고커등의 보도에 따르면 물론 손가락으로 캔을 따서 마신 것은 아니다. 당시 이 매체들은 곰이 캔을 '이빨로 깨물어서 마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