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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책에서 찾아보았다

  • 강병진
  • 입력 2016.06.24 06:45
  • 수정 2016.07.05 07:47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성큼 다가왔다. 지난 3월 이세돌과 세기의 바둑 대결을 벌인 알파고 덕분이다. 각 매체에서 인공지능 미래에 대해 전망을 내놓았다. 관련 서적도 여럿 나왔고 이전에 나왔던 책들도 주목을 받았다. 각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앞날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여기서 이야기하는 인공지능은 모두 '강인공지능'이다. (주: 알파고처럼 한 가지 영역에서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약인공지능이고 그와 달리 인간처럼 전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인공지능은 강인공지능이다.) 

1. "10~20년 내에 우리는 인간과 흡사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인공두뇌를 컴퓨터 내부에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성공한다면, 이것은 생명이 유기화합물이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40억 년간 배회한 끝에 마침내 비유기물의 영역으로 뛰어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책 <호모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저)

: 지구의 주인은 계속 바뀌어 왔다. 언제까지나 우리 인간만이 이 세상에서 가장 막강하면서 똑똑한 존재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단지 현세의 주인공이었을 뿐이다. 인공지능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먼 훗날 최첨단 기술을 탄생시키던 인간이 부작용에 대한 고민 없이 인공지능을 만들고 그들에 의해 대체되는 과정은 미스테리로 남게 될 확률도 높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은 스스로 닦아 놓은 기술의 힘에 의해 필연적으로 붕괴하게 되는 것일까?

2. "로봇이 직면한, ‘쉬운 문제는 어렵고 어려운 문제는 쉬운’ 현상이다. 미국 로봇과학자 이름을 따서 ‘모라벡의 역설’로 불린다. 컴퓨터가 고도의 논리적 작업을 위해 수행하는 계산량은 얼마 안 되지만 운동이나 감각 능력에는 엄청난 계산 능력과 제어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라벡은 이런 역설적 현상을 인류의 기나긴 진화 과정으로 설명한다. 걷거나 말하기 등의 기능은 인류가 오랜 진화 끝에 최적화한 기능이지만 논리 능력 같은 인지기능은 상대적으로 나중에 학습한 기능이다. 인공지능은 걷기, 말하기 같은 기능을 분석해서 재구성하는 역설계가 어렵다고 모라벡은 주장한다." (책 <로봇 시대, 인간의 일>, 구본권 저)

: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이 놓인다. 당분간 로봇이 못 따라잡을 인간의 영역이 보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빈 서판에 오랜 기간에 걸쳐 진화해 온 것을 빽빽이 적어 놓았듯이 로봇 역시 그 과정이 필요하다. 그 기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편으로는 우쭐하게도 된다. 우리에게는 훌륭한 조상이 있다. 파블로 피카소가 동굴 벽화를 보고, “이 예술가들이 모든 것을 발명했구나. 우리가 발명한 것은 하나도 없구나!”라고 찬사를 보냈듯이 우리에게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DNA가 있다. 아직까지 인간이 로봇을 앞설 수 있는 분야는 많이 남아 있다.

3. 인공지능은 삶을 개선하는 것만이 아니다. 목숨도 구할 것이다. 한 예로 <제퍼디!>에서 이긴 뒤, 왓슨은 의대에 들어갔다. 더 정확히 말하면, IBM은 왓슨이 어려운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한 바로 그 혁신들을 환자의 병을 더 잘 진단할 수 있도록 의사를 돕는 일에 적용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일반 지식을 엄청나게 저장하는 대신, 지금까지 발표된 수준 높은 의학 정보들을 모두 축적한 뒤, 환자의 증상과 의료 기록과 검사 결과와 대조하고 진단을 내리며 치료 계획을 세우도록 훈련을 받고 있다. 닥터 왓슨이 언젠가는 세계 최고 진단의가 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책 <제2의 기계시대>, 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맥아피 저)

:대학입시에서 의대의 강세가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IMF 경제 위기 이후 이과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자연대, 공대를 기피하고 의대로 향했다. 안정적인 평생 직업이 보장되고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점 때문이다. 현실적인 계산의 결과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이들 선택의 결과가 불확실해졌다. 명의가 의대에서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나오게 생겼다. 의학공부를 열심히 한 후 많은 환자를 만나본 의사는 전 세계 수억 건의 임상 사례를 순식간에 돌려볼 수 있는 닥터 인공지능을 당해낼 수 없다. 의대를 졸업한 우수한 인재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4.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미국 전체 직업의 47퍼센트가 대대적으로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았다. 특히 “데이터 마이닝, 머신 비전, 계산 통계, 그 밖의 여러 인공 지능 분야들과 모바일 로보틱스 등을 포함한 기계학습 분야의 발전이 그런 동향을 이끌 핵심 동력”이라고 지목했다. 분야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전체 노동 인구의 절반 가까이나 되는 사람들이 근래에 기계에게 자리를 내어줄 위험에 처해 있는 셈이다. (책 <인간은 필요 없다>, 제리 카플란 저)

:실업률이 10%만 넘어가도 사회는 비상 상황이다. 일자리는 곧 생명 줄을 뜻한다. 실업률이 올라가면 정국이 불안정해 진다.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정당들이 활개를 친다. 아랍의 난민들이 다수 건너온 유럽 국가에서 극우 정당들이 득세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50% 가까운 직업이 사라진 후 인간들은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예 새로운 정치체제가 등장하지 않을까? 거대자본들은 어떤 기회를 만들어갈까? 인공지능의 발달은 정치 지형까지 바꾸어 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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