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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찾아 본 흥미로운 여행 필수품 4가지

  • 강병진
  • 입력 2016.06.21 13:32
  • 수정 2016.07.05 07:47

해외여행 1600만 명 시대다(2014년 기준). 직장 그만두고 1년 세계일주, 한 달 살기 열풍이 불고 있다.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지만 막상 해보려니 무엇을 어디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당신, 여기 책에서 간추린,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들이 있다. 읽고 참고하시길.

1. “염소 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 책 <무소유>, 법정스님

마하트마 간디가 런던에서 열린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소지품을 펼쳐 보이면서 한 말이다. 런던을 가든 어디를 가든, 덮을 것과 먹을 것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 흰 돛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듯이. 물론, ‘대단치도 않은 평판’이 약간은 필요하겠지만.

2. “안장에는 주머니 한 쌍을 달되 왼쪽에는 벼루를 넣고 오른쪽에는 거울, 붓 두 자루, 먹 한 장, 조그만 공책 네 권, 이정록(里程錄) 한 축을 넣었다. 행장이 이렇듯 단출하니 짐 수색이 아무리 엄하단들 근심할 것 없었다.”

-책 <열하일기>(박지원 저) 중 도강록, 6월 24일 신미

박지원은 청나라 말을 몰랐다. 그러나 한자를 알았고, 그 한자를 종이에 써 청나라 선비들과 필담을 나눴다. 그런 그에게 붓과 먹, 공책은 청나라 여행 필수품이었을 것이다. 그 밖에는 지도와 거울 정도. 박지원이 지금 태어났다면, 스마트폰 구글 번역기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을지도 모른다.

3. “한 집안의 살림을 꾸리는 데에도 얼마나 많은 가재도구가 필요한지...망망대해에서 3년 동안 생활해야 하는 포경선도 마찬가지다...예비보트, 예비 돛대용 목재, 예비 밧줄과 작살..거의 모든 것을 예비로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예비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선장과 선체뿐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 책<모비딕> (허먼 멜빌 저) 제 20장 출항준비. p.139. 출판사 작가정신

박지원의 단출한 여행 소지품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박지원의 여행은, 이를테면 패키지여행이었다는 점이다. 사신단 행렬의 일원이었기 때문이다. 행선지와 안전을 남들이 알아서 해준 박지원의 여행과 달리, 허먼 멜빌의 <모비딕>에 나오는 바다 여행은 사뭇 비장하다. 모든 변수를 밀폐된 공간에서 해결해야 하는 그들의 준비는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해 소지품을 예비로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러고도 마지막에는 난파선이 되고 말았으니, 홀몸으로 1년 세계일주 같은 걸 준비하는 분들은 긴장하고 참고하길.

4. “무기를 손질하고 투구를 만들고, 야윈 말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자신의 이름까지 만들어놓고 나니 단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사모하는 여인을 찾아내는 일이었다. 사랑 없는 편력 기사는 잎새가 없는 나무요. 영혼이 없는 육체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 책<돈키호테> (세르반테스 저) p.43 출판사 시공사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연인만 있으면 된다. 없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돈키호테처럼 찾아내면 되니까. 없으면 상상으로라도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돈키호테의 결말이 어땠는지는, 책을 보고 확인하시길(사진 속 돈키호테가 쓸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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