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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올랜도 테러범이 '자생적 극단주의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 허완
  • 입력 2016.06.14 06:36
U.S. President Barack Obama talks to the media as he attends a meeting with FBI Director James Comey, Deputy Attorney General Sally Yates, DHS Secretary Charles Johnson, NCTC Director Nicholas Rasmussen, Assistant to the President for Homeland Security and Counterterrorism Lisa Monaco at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une 13, 2016. REUTERS/Carlos Barria
U.S. President Barack Obama talks to the media as he attends a meeting with FBI Director James Comey, Deputy Attorney General Sally Yates, DHS Secretary Charles Johnson, NCTC Director Nicholas Rasmussen, Assistant to the President for Homeland Security and Counterterrorism Lisa Monaco at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une 13, 2016. REUTERS/Carlos Barria ⓒCarlos Barria / Reuters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는 '자생적 극단주의자'로 파악되고 있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연방수사국(FBI) 등이 밝혔다. 용의자가 테러단체들로부터 직접적인 지시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건 어쩌면 더 좋지 않은 소식일지도 모른다.

버락 오바마는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전히 용의자의 범행동기를 추적하고 있다"면서도 "이 사건은 우리가 오랫동안 우려해왔던 자생적 극단주의(Homegrown extremism)의 분명한 하나의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설명은 이렇다.

"아직 수사 초기단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직 많은 것들이 더 밝혀져야 합니다.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 하나는 이 사건이 테러리스트 수사로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용의자는 인터넷에 널려있는 여러 극단주의 정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 모든 자료들은 현재 수색되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용의자가 어떻게 범행을 결심하게 됐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FBI 제임스 코미 국장이 밝히겠지만, 현 단계에서 용의자가 외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습니다. 용의자가 마지막 순간에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IS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로는 용의자가 더 큰 (테러)계획의 일부였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사건은 샌 버나디노 사건과 비슷해보입니다만 아직은 잘 모릅니다."

용의자가 이슬람국가나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지시'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오바마는 "문제는, 스스로 급진화된 사람들이 미국에 있다면, 테러를 감행하기 전에 그걸 찾아내는 건 매우 어려워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미국처럼 총기가 보편적인 곳에서는 누군가 소지하고 있는 총기가 테러 도구로 쓰일 것인지 아닌지 미리 알아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오바마는 거듭 총기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용의자는 범죄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무기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문제가 많거나 정신적 장애가 있거나 폭력행위에 가담하려는 사람들이 강력한 무기를 매우 신속하게 구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 범행동기와는 상관 없이 큰 문제"라는 것.

"우리는 테러리스트 집단들을 추적해 응징해야 합니다. 극단주의에 맞서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이 나라에서 사람들을 해치려는 누군가가 무기를 쉽게 손에 넣지못하도록 해야합니다."

한편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사고 중 용의자가 IS에 충성을 맹세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5월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서 열린 '무함마드 그림 전시회'장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장애인 시설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는 유언처럼 IS에 대한 충성 맹세를 남겼다.

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은 이런 사건들을 '지하드의 글로벌화' 전략으로 설명했다. 서방의 추종자들에게 '자생적 테러'를 부추겨왔다는 것. 이건 과거의 테러와는 다른 형태다.

IS의 대변인 격인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는 지난달 인터넷을 통한 메시지를 통해 "모든 (서방에 대한) 공격이 소중하다"며 "이곳(이라크·시리아)에서 우리가 벌이는 성전보다 그들의 땅(서방) 한가운데서 벌이는 작은 성전이 더 가치있다"고 선동했다.

언제 어디서나 IS에 충성맹세를 한다면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수행한 '칼리파 전사'이자 순교자로 추앙받을 수 있고 죽은 뒤에라도 IS의 일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IS는 스스로 IS에 감화된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사후에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전세계에 이를 전파해 추앙받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중동에서 IS가 직접 벌이는 자살폭탄 테러와 마찬가지로 목숨을 내건 '자신들만의 순교' 직전 고백한 충성맹세는 이들의 죽음에 극적인 효과를 덧씌운다.

극단적 이슬람 테러조직이 중동 외에서 벌인 첫 테러인 9·11의 경우 알카에다 본부가 기획해 테러범을 훈련한 뒤 미국으로 침투시켜 '지하드의 글로벌화'를 추구했다.

그렇지만 IS는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인터넷망을 통해 전세계 어느 곳이나 추종 세력을 끌어모으고 세뇌해 스스로 테러를 저지르게 하는 전혀 새로운 글로벌화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중략)

이런 이유로 중동 외에서 잇따르는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의 테러와 IS의 직접 연관성을 규명하려는 것은 9·11 테러에 기반한 낡은 시각으로, 이제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6월13일)

President Obama Speaks on the Shooting in Orlando - The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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