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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밀양이냐 가덕도냐, 다음주 결정된다

  • 원성윤
  • 입력 2016.06.14 05:34
  • 수정 2016.06.14 06:17
ⓒ연합뉴스

'밀양 대 가덕' 구도로 10여 년째 갈등이 이어진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가 임박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이달 24일 이전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9일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후보지를 찾아 부산시당 당원들과 함께 '가덕신공항'을 외치고 있다.

ADPi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시한 항공 운영·주변 개발·대기 조건·연계 교통·건설 비용·환경 영향 등 9개 입지 선정 기준과 국내외 공항 건설 사례 등을 고려해 30여개 세부적인 평가 기준과 가중치(배점) 등을 정한 뒤 막바지 심사를 벌이고 있다.

국토부와 ADPi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언론을 포함한 외부인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일부 용역 과정에 참가한 전문가들에게는 관련 내용을 비밀에 부칠 것을 요구하는 '보안 각서'까지 받았다.

국토부는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최종 입지를 무조건 선정해 발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 발표를 미루거나 사업 자체를 백지화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김해공항의 대안 필요성 제기된 1992년 부산시 도시기본계획이 출발점이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정부가 공식적인 검토에 착수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이후 용역 과정에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으로 후보지가 압축됐으나 2011년 정부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획 자체를 백지화했다. 당시 극심한 지역 갈등과 정치권 입김 탓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듬해인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신공항 건설을 대선 공약으로 다시 꺼냈다. 재검토에 나선 정부는 김해공항의 용량 포화가 예상된다며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결론 내리고 작년 6월 ADPi에 입지 선정 용역을 발주했다.

영남권은 일찍부터 편을 갈라 밀양과 가덕도를 각각 지지하고 나섰다. 대구·경북, 경남, 울산은 우수한 접근성, 경제성 등을 내세워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부산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필요시 확장도 할 수 있는 가덕도에 신공항을 세워 김해공항과 함께 운영하는 편이 낫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두 공항의 장단점은 아주 뚜렷하다.

가덕과 밀양 장단점 뚜렷 신공항 후보지로 꼽히는 가덕도와 밀양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밀양은 영남권 5개 시도에서 1시간 이내에 올 수 있는 등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이미 고속철도(KTX)나 주요 도로와 맞닿아 있어 연결 교통망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가덕도는 24시간 장애물 없이 이착륙이 가능하다. 김포나 밀양처럼 주변에 민가가 없어 소음 피해 걱정도 없다. 향후 이용객이 늘어날 경우 공항 확장이 쉽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반면 두 지역 모두 단점도 적지 않다. 밀양은 주민들의 소음 피해로 24시간 운영이 어렵고, 내륙 공항인 만큼 사고 위험이 크다. 또 밀양에 신공항을 짓기 위해서는 산봉우리도 대거 잘라야 한다. 가덕도는 부산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영남권 지역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가덕도로 도로·철도 등 교통망을 이어야 해 추가 비용 부담도 크다. 한겨레 6월 14일

지난 2011년 가덕도 신공항 유치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모습(위)과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단의 밀양 신공항 후보지 실사 모습(아래).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공항 건설이 재추진되던 초기에 5개 지방자치단체장은 용역 과정에서 과도한 유치 경쟁을 자제하고 ADPi가 내놓을 용역 결과를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또다시 계획 자체가 무산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깨졌다. 양측은 서로 우위를 주장하며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상대 후보지를 깎아내리고 용역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지역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정치권 개입은 논란의 불씨를 더 키우는 모양새다. 여야 모두 부산과 나머지 4개 시·도로 나뉘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표심 '텃밭'이 쪼개질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은 신공항 입지가 밀양으로 결정되면 불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대구·경북 지역 의원은 공정하게 심사하는 정부에 '압력 행사'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가 가덕도를 방문해 우회적인 지지 입장을 드러낸 반면 김부겸 의원은 일관되게 밀양 유치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역시 갈등이 확산할 조짐이다.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 광장에서 신공항을 가덕도로 유치하기를 원하는 부산시민들이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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