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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토니상 시상식이 올랜도 총기 난사사건 희생자를 애도했던 방식(사진, 동영상)

  • 강병진
  • 입력 2016.06.13 09:55
  • 수정 2016.06.13 10:02
The cast of
The cast of ⓒEvan Agostini/Invision/AP

6월 13일은 제70회 토니상 시상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미국 브로드웨이의 최고 작품들을 선정하는 이 무대가 열리기 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게이클럽에서는 50여 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부상을 입는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브로드웨이의 최고 시상식을 준비해 온 ‘토니상’의 주최측도 이 사건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그들은 시상식 전 트위터를 통해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이번 시상식을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헌정하겠다고 밝혔다.

‘토니상’의 이러한 발표는 단지 발표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피플’의 보도에 따르면, 토니상 주최측은 먼저 시상식에 참가한 브로드웨이 배우들과 관계자들이 가슴에 달 수 있는 리본을 제작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과 연대하겠다는 의미다.

이 리본은 지난 2003년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로 토니상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수상했던 윌리엄 아이비 롱(William Ivey Long)이 디자인했다고 한다. 리본의 ‘은색’은 ‘토니상’의 엠블럼에서 가져온 색이다. 아래는 이 리본을 달고 시상식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뉴욕타임즈’는 이날 시상식에서 특별공연을 같기로 한 뮤지컬 ‘해밀턴’ 팀의 일화를 소개했다. 올해 1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해밀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리 불리는 알렉산더 해밀턴과 토머스 제퍼슨 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공연에서는 소품으로 ‘소총’이 등장한다. 하지만 ‘해밀턴’ 팀은 아침에 있었던 리허설을 끝낸 후, 본 공연에서는 ‘소총’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날 시상식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저마다 올랜도 총격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조의를 표하는 한편, ‘증오’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올해 시상식의 호스트였던 제임스 코든은 이렇게 말했다.

"전세계 사람들이 오늘 아침 올랜도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을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습니다. 연극계 모든 사람들과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잔혹한 사건에 영향을 받은 이들에게 연민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여러분은 아직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뿐입니다.

여러분의 비극은 우리의 비극입니다. 연극 무대는 모든 인종, 신념, 섹슈얼리티, 젠더가 평등하고 포용되며 사랑받는 곳입니다. 증오는 결코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힘을 모아 증오가 결코 이기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오늘밤의 쇼는 그러한 원칙의 상징이자 축하입니다."

그리고 베스트 음악상을 받은 ‘해밀턴’의 린-마누엘 미란다는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분별한 비극적 행동은 지금 여기의 그 무엇도, 단 하루도 당연한듯 약속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이 작품은 역사가 기억한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증오와 공포가 더 힘이 센 것처럼 보이는 때를 살아가는 중입니다. 우리는 흥하고 망하며, 꺼져가는 잉걸불의 빛으로부터 희망과 사랑이 더 오래 간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연극 ’더 파더’로 자신의 4번째 토니상을 수상한 배우 프랭크 란젤라도 올랜도를 향해 말했다.

"이렇게 나쁜 소식이 있을때, 우리는 3개의 선택권을 갖습니다. 우리는 그 일이 우리를 규정짓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사건이 우리를 망가뜨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우리는 그 사건이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올랜도에서 우리는 끔찍한 현실을 경험했습니다. 나는 올랜도에게 강해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 '해밀턴'은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연극부문 최우수 작품상은 '더 휴먼즈(The Humans)가 여우주연상은 '롱 데이스 저니 인투 나이트'(Long Day's Journey Into Night)의 제시카 랭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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