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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6] 잉글랜드-러시아 훌리건들이 충돌하다 (사진)

  • 허완
  • 입력 2016.06.12 06:28

테러 우려와 파업 사태 속에서 어렵게 막이 오른 프랑스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훌리건들의 폭력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현지시간으로 9∼11일 사흘 잇따라 각국 축구팬 간의 폭력으로 2명이 중태에 빠지고 십수 명이 다쳤다고 AP 통신,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최고조에 달한 것은 잉글랜드와 러시아의 경기가 열린 11일이었다.

먼저 경기시작을 몇 시간 앞두고 프랑스 마르세유 올드 포트 지역과 경기장 인근에서 잉글랜드와 러시아 축구팬들이 맞붙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한 무리의 남성이 또 다른 남성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거리에서는 웃옷을 벗은 남성들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돌아다니고 깨진 맥주병과 최루가스 연기가 가득한 장면도 포착됐다. 한 목격자는 가디언에 손도끼를 휘두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한 명이 중태에 빠졌고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이며 또 다른 한 명은 흉기에 찔리는 등 총 1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를 동원해 이들을 강제 해산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 양측은 폭력사태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렸다.

알렉산더 슈푸리긴 러시아 축구팬 연맹 대표는 AP 통신에 "싸움의 원인은 잉글랜드인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예의 없이 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와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팬들이 폭력사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는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러시아 축구 팬들이 먼저 잉글랜드 팬을 공격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잉글랜드 팬들은 200여 명의 러시아와 프랑스 축구 팬들이 먼저 공격했고 경찰이 무분별하게 최루가스를 쓰면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잉글랜드 팬은 앞서 9일에도 프랑스 팬들과 싸움을 벌였다. 10일에는 경기장 근처에 모여 술을 마시고 국기를 흔들며 고성방가를 해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 같은 폭력사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영국 국적자 1명이 중상을 입었다"며 "최근 30년 동안 국가 간 축구경기는 자신을 국가대표팀 팬이라고 주장하는 폭력적인 사람들 간의 충돌 현장이었다"고 비난했다.

극렬 축구팬을 뜻하는 훌리건은 유럽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골칫거리다.

1981년 잉글랜드 축구 팬들은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뒤 바젤 지역 상점을 부쉈고 1988년에는 독일에서 300여명이 거리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체포됐다.

1998년 마르세유에서는 잉글랜드 축구팬이 튀니지 팬과 충돌해 악명을 떨쳤다.

2000년에는 벨기에 브뤼셀과 샤를루아에서 유로 2000 잉글랜드 경기를 앞두고 잉글랜드 팬들의 난동이 벌어져 56명이 다치고 850명이 체포됐다.

당시 훌리건 사태에 진절머리를 치던 유럽축구연맹(UEFA)은 잉글랜드팀을 경기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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