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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무하마드 알리, 10만명 추모받으며 영면(사진)

  • 강병진
  • 입력 2016.06.11 13:13
  • 수정 2016.06.11 13:14

복싱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가 숨진 지 1주만인 10일(현지시간) 고향인 켄터키 주 루이빌의 케이브힐 공동묘지에 묻혔다. 묘비에는 다사다난했던 그의 삶과 달리 고인의 신앙이던 이슬람의 전통에 따라 '알리'라는 소박한 묘비명이 새겨졌다.

이날 낮 알리의 아홉 자녀와 그의 부인 로니, 전 부인 두 명 등 유족과 친척들이 참여한 비공개 가족 행사로 하관식이 치러진 데 이어, 오후에는 루이빌의 'KFC 염! 센터'(KFC Yum! CENTER)에서 공개 추도식이 약 1만5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른 저녁까지 약 4시간 진행된 추도식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오린 해치(공화당·유타) 미국 상원 임시의장,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은퇴 풋볼선수 짐 브라운,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배우 우피 골드버그, 농구스타카림 압둘-자바 등 유명인사들이 참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조사(弔辭)에서 "신앙인으로서 고인은 파킨슨병 같은 것이 닥치는 등 삶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하지만, 자유로웠던 그는 삶에 다양한 선택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바로 그가 한 선택들이 오늘날 우리 모두를 이곳에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은 아주 젊어서부터 스스로의 이야기를 쓰려고 결심했던 것 같다"며 "그는 자신의 현명함에 대해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털은 "고인은 대자연의 여신이 허공에서 힘과 아름다움을 환상적으로 섞어서 창조해낸, 어마어마한 번갯불 같은 존재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번개가 치는 순간 그 주변의 것을 밝혀 주기 때문에 모든 것을 명확히 볼 수 있다며 "무하마드 알리는 미국의 가장 어두운 밤에 친 번개였다"고 말했다. 크리스털은 젊은 시절 고인의 빠르고 건방진 말투를 흉내내 추도식 참석자들을 웃기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딸 말리아의 고교 졸업식에 참석해 알리의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못했고, 대통령 선임고문인 발레리 재릿이 오바마의 편지를 대독했다.

오바마는 편지에서 알리 덕택에 자신도 언젠가 대통령이 될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갖게 됐다면서 "무하마드 알리는 미국 그 자체였다. 자신만만하고 반항적이고 개척적이었고, 절대로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며 항상 운을 시험해 볼 각오가 돼 있었다. 그는 우리의 가장 기본적 자유들, 즉 종교, 발언, 정신이었다"고 말했다.

고인의 부인인 로니 알리는 고인이 마지막을 맞을 때 자신의 삶과 죽음이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기를 원했다며 "원통하다고 해서 투쟁을 포기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말라"는 것이 고통을 겪는 이들에 대한 고인의 당부였다고 말했다.

길가에는 알리를 추모하는 팬 수만 명이 주먹을 흔들면서 "알리! 알리"를 외쳤다. 마치 고인이 사각의 링에서 벌이는 경기를 보던 관객처럼 함성을 지르거나 영구차에 꽃다발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근처를 지나던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경의를 표했다.

직장 동료 4명과 함께 무하마드 알리 대로에 노제 행렬을 보러 나온 루이빌 시민 타케이샤 베네딕트는 AP통신에 "내게 그(알리)는 이 도시의 전설이었으며 사람들에게 모범이었다. 그에게 작별을 고하는 역사의 현장에 있게 돼 기쁘다"면서 "이를 공개하고 우리가 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베네딕트와 동료들은 "나는 알리"라는 문구가 쓰인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고인은 오래 전부터 자신의 장례식에 VIP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팬들이 올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을 밝혀 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이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는 10일 아침 알리의 부인 로니에게 전화해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전날인 9일에는 고인의 신앙에 따라 전통 이슬람식 장례식이 열렸으며, 여기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6천여 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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