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종합비타민제,심장병과 뇌졸중 44% 낮춘다

저는 이번 기회에 섣부른 영양제 무용론에 대한 자성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일부 의사 등 전문가 그룹에서 영양제가 필요 없는 것은 물론 술이나 담배처럼 아예 먹지 말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영양제가 약물과 경쟁하며 특정 질병의 치료로까지 상업적으로 과대포장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일수록 칼로리는 넘쳐나지만 채소와 과일, 등푸른 생선 등 식품을 통한 영양소 섭취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비온뒤
  • 입력 2016.06.10 12:51
  • 수정 2017.06.11 14:12

종합비타민제를 20년 이상 매일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과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4%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영양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술잡지 '저널오브뉴트리션(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미국 하버드대학의 논문입니다. 이들은 1982년부터 18,530명의 40세 이하 건강한 남자 내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종합비타민제와 각종 질병의 상관관계를 관찰했습니다. 의사들을 따로 결성한 이유는 의사들이 연구내용을 잘 이해하고 설문조사에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처음엔 뇌졸중과 심장병에 관한 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심장병과 뇌졸중 발생률을 6% 낮추긴 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관찰기간이 짧았던 탓입니다. 그러나 오늘 발표된 20년 이상 장기 복용 시 결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무려 44%나 발생률을 떨어뜨렸고 통계적으로도 유의하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심혈관이 막혀 재시술을 받을 확률도 종합비타민제를 매일 먹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4% 낮았습니다.

이미 영양제가 암과 관련해서는 효과가 있다는 논문들이 하버드 대학을 중심으로 다수 발표된 바 있습니다. 2012년 미국의학협회지(JAMA)엔 종합비타민제를 평균 11년 복용한 결과 각종 암 발생률이 8% 낮아졌다는 연구 논문이 실렸습니다.

암 발생률뿐 아니라 암 사망률도 감소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버드 대학의 연구결과입니다. 2014년 비타민 D 영양제를 2년에서 7년 동안 복용한 결과 각종 암으로 죽을 확률을 12% 줄였다는 연구결과가 영국암학회지에 실렸습니다.

이들 연구 모두 무작위 임상연구란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실제 실험군과 대조군을 연구자도 모르게 설정하고 영양제와 위약을 주고 장기간 관찰했다는 뜻입니다. 무작위 임상연구는 모든 의학 연구 가운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는 반면 가장 강력한 인과관계를 제공합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섣부른 영양제 무용론에 대한 자성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일부 의사 등 전문가 그룹에서 영양제가 필요없는 것은 물론 술이나 담배처럼 아예 먹지 말아야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양제는 지금도 선진국 성인의 거의 절반이 매일 먹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어떠한 권위 있는 기관에서도 영양제를 먹지 말라고 권유한 바 없습니다.

물론 영양제가 약물과 경쟁하며 특정 질병의 치료로까지 상업적으로 과대포장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일수록 칼로리는 넘쳐나지만 채소와 과일, 등푸른 생선 등 식품을 통한 영양소 섭취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영국의 권위지 더 가디언(The Guardian)지는 미국인의 85%가 몇 가지 비타민들이 부족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내버려두는 것보다 채워주는 게 상식입니다. 신선한 식품으로 먹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게 여의치 않다면 영양제 형태로라도 보충하자는 것입니다. 사실 영양제가 왜 건강에 도움되는가는 굳이 복잡하고 어려운 임상시험을 거쳐야 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골고루 영양소를 갖춘 식사를 먹는 게 부실한 음식을 먹는 것보다 우리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한 끼 식사를 잘 챙겨 먹고 느끼는 몸의 개운함을 굳이 증명해야할 필요가 있을까요?

영양제의 효능과 관련한 연구결과들은 많은 경우 들쭉날쭉합니다. 좋다는 결과도 있고, 나쁘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영양제가 약물이 아닌 식품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짧은 기간 관찰하면 이렇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에서 보듯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장기간 관찰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영양제 관련 연구는 대부분 제품의 품질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좋은 제품도 있고 나쁜 제품도 있습니다. 당연히 나쁜 제품이 들어가면 나쁜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만일 좋은 제품만 골라 선택적으로 복용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확신합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영양제를 장기간 먹는 그룹은 원래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기 때문이란 비판도 있습니다. 즉 그들의 건강은 평소 건강을 잘 챙겨서이지 영양제 때문이 아니란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연구자들은 술과 담배 등 위험요인에 대한 다양한 변수들을 모두 통계적으로 보정해서 발표하기 때문입니다.

T.H Chan School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결과가 영양 역학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나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들은 이미 2008년 식품 피라미드 개정판을 발표하면서 매일 종합비타민제와 비타민 D 영양제를 공식 권유했습니다. 영양제 메이커들의 돈벌이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들 영양제가 실제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며 다들 워낙 부족하므로 시급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내려진 조치입니다.

영양제는 가장 비용효과적인 건강행위입니다. 종합비타민제와 비타민D는 가격이 비싸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달 1만원 이내면 충분합니다. 가능하면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영양제는 훌륭한 차선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정서적 거부감을 극복해야합니다. 영양제는 형태만 캡슐이나 알약일 뿐 내용물은 우리가 먹는 식품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의사의 처방없이 누구나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내게 맞는 적절한 영양제의 선택으로 여러분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배려하시기 바랍니다.

비타민D에 관한 하버드대 지오바누치 Giovannucci 교수의 견해

*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게재된 글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종합비타민제 #심장병 #뇌졸중 #연구 #홍혜걸 #의학 #라이프스타일 #비온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