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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는 방사선 검사를 꼭 피해야 하는 걸까?

  • 강병진
  • 입력 2016.06.08 18:15
  • 수정 2016.06.08 18:16

이제 일반 환자들도 방사선을 병원 등에서 적지 않게 접촉하게 되면서 그 이점과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방사선은 시티(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같은 질병 진단에 활용되거나 항암치료처럼 질병치료에 이용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방사선 안전 분야 전문가들이 펴낸 (증보3판)라는 책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방사선의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 미역은 방사선 피해 줄이나?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뒤 한동안 다시마나 미역의 인기가 치솟았다. 다시마나 미역에는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데, 요오드가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원자력 폭발 사고 뒤 누출되는 방사성 요오드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 때문이다. 실제 우리 몸속에 요오드가 충분히 들어 있으면, 공기를 마실 때 방사성 요오드가 들어 있다고 해도 폐에서 이를 덜 흡수한다. 이 요오드제제는 원자력 발전소에나 그 주변 지역에 비치돼 있어 비상시에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오드제제는 유사시에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하루에 성인은 130㎎, 임신부나 아동은 50㎎ 정도를 2~3일 먹도록 하고 있다. 요오드가 충분히 든 음식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다시마다. 건조된 다시마에는 100g당 요오드가 130㎎ 정도가 들어 있어 요오드제제를 한 번 먹는 것을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미역에는 100g당 11.6㎎에 그쳐 요오드 함량이 크게 낮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다시마를 먹어도 방사성 요오드가 아닌 다른 방사성 물질에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밖에 삼겹살 등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방사선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말도 있는데, 이는 근거가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보다는 물을 많이 마시면 삼중수소와 같은 방사능 물질을 빨리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권장된다.

■ 불필요한 시티 검사는 피해야

질병의 진단을 위해 병원에서는 방사선을 이용하는 검사를 하지만, 이 검사에는 방사능 피해라는 부작용이 따른다. 특히 시티 등은 방사선 노출이 많은 만큼 꼭 필요할 때만 받는 것이 좋다. 의학계에서는 검사 등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량이 1년에 1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시티 검사는 한번 찍을 때 1~10밀리시버트에 노출되며 특히 복부 시티 검사는 10밀리시버트로 매우 높다. 10밀리시버트에 노출됐다고 해서 곧바로 암에 걸리는 등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그럴 위험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방사선 노출이 없는 다른 검사법이 있거나, 이미 다른 기관에서 촬영한 적이 있다면 시티 검사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암의 조기발견이라는 이유로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불필요한 촬영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이는 시티 검사를 이용한 펫-시티(PET-CT)도 마찬가지이다.

■ 임신부는 방사선 검사 피해야 하나?

임신부의 경우 태아의 기형 가능성 때문에 방사선 검사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태아의 경우 세포 분열이 왕성해 방사선의 영향을 더 민감하게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일반적인 흉부 방사선 촬영검사를 임신부가 받으면 다른 성인과 마찬가지로 방사선 노출량이 보통 0.01밀리시버트 정도인데, 방사선에 더 민감한 태아가 받는 방사선량은 0.1밀리시버트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 검사를 2~3번 받았다고 해도 태아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질병 진단을 위해 임신부가 일반 방사선 검사를 받았다고 해도 태아의 기형을 걱정해 임신중절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한편 어린아이들의 경우 같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더라도 성인보다 암 발생 등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3~5배는 높은 만큼 보호자가 한층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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