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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는 대통령이 되지 못해도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 Zach Carter
  • 입력 2016.06.08 12:57
  • 수정 2017.06.08 14:12
ⓒLucy Nicholson / Reuters

버니 샌더스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다.

아직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후보로 지명될 만큼의 대의원 지지를 받았지만, 슈퍼대의원들은 다음 달 전당대회 때까지 의사를 확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다 끝나기 전까지 아직 조금 더 싸움이 벌어질 여지가 있다.

하지만 슈퍼대의원들은 당의 내부자들이다. 샌더스가 유세 내내 비난해 왔던 바로 그 기득권층의 아바타이다. 그들은 샌더스로 갈아타지 않을 것이고, 갈아타기 위한 명분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클린턴은 더 많은 표와 더 많은 주를 얻었다.

그러므로 샌더스 유세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패배한다 해도 의미를 가질 것인지 지금부터 평가를 시작해도 너무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샌더스의 유세가 아니었다. 이 사실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득권층에게 아주 무섭게 느껴져야 마땅하다. 샌더스가 진다 해도, 그의 지지층은 살아남을 것이다.

샌더스는 뛰어난 연설가가 아니다. 그는 정치 조직을 엄청나게 잘해내지도 않았다. 그는 유머라곤 없는 74세 노인이고, 유세 조직은 형편없었다. 그가 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그는 승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치열했을 수 있었던 경선 과정에서 전략적 실수를 몇 번 했다. 초기에 샌더스는 덴마크 등 북유럽의 사민주의를 칭송할 수 있는 기회를 즐겼다. 그는 토론에서 '민주주의적 사회주의'라는 자신의 말이 무슨 뜻인지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다. 다 좋은 말들이고, 클린턴이 트럼프가 쓸 법한 수사로 맞받아치는 것은 재미있으면서도 괴상한 구경이었다. ("나는 덴마크를 사랑해요. 하지만 우리는 덴마크가 아니에요.") 하지만 이런 토론은 학자들과 씽크탱크를 위한 것이지, 미국 선거에서 승리하고 싶은 정치인들의 토론이 아니었다.

샌더스의 강점은 그의 명료함이었다. 그는 지금의 정치는 금융 자본과 다른 모두의 싸움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버니 샌더스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를 포함한)다른 모두의 편이다.

샌더스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분석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경선에서 성공했다. 인종과 젠더는 지금도 미국 정치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만, 2008년 금융 위기와 그에 따른 긴급 구제와 압류, 불경기와 지독하게 불평등한 경제 회복을 보면 정부가 실제로 누굴 위해 일하는지가 분명해졌다. 회복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와중에서 가계의 하위 99%는 실질 소득 하락을 겪었다. 인종간의 부의 격차는 1960년대보다 지금이 더 심하다. 부자들이 쇼를 좌지우지하는데, 이 쇼는 인종 차별, 성차별적 코미디다.

클린턴은 흑인 유권자들을 등에 업고 샌더스를 꺾었다. 그러나 젊은 흑인 유권자들만 놓고 보면 둘 사이의 격차는 훨씬 좁다. 샌더스는 캘리포니아에서 라틴계 유권자들에게 클린턴과 같은 지지를 얻었다. 젊은 라틴계 유권자만 놓고 보면 샌더스가 클린턴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쉽게 말해 샌더스는 이번 경선에서 젊은이들의 표를 지배했다. 2008년에 버락 오바마는 젊은 유권자 60%, 클린턴은 35%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에 샌더스는 젊은 유권자의 71%, 클린턴은 28%의 지지를 받았다. 이건 젊은이들의 이상주의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큰 격차다.

신랄하고 힙한 젊은이들은 보통 백발 백인 노인에게 끌리지 않는다. 그들이 좋아했던 것은 샌더스의 이탈자 같은 모습이 아니라 그의 메시지였다. 그 이유는 젊은이들이 현 경제에서 엄청나게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은 전국 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다. 대학 졸업장이 없는 젊은이들의 생애 소득 기대치는 형편없다. 대학 졸업장이 있는 젊은이들은 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의 빚을 지고 있다. 몇 년 동안이나 지역 은행가들은 개인적으로 워싱턴의 의원들에게 학자금 대출 수준 때문에 자동차 대출과 담보 사업이 피해를 본다고 불평해 왔다. 이 문제에 대해 은행가들보다 더 화가 난 것은 젊은이들이다.

클린턴은 유권자들에게 오바마의 유산을 물려받는 후임자로 보이려고 애써왔다. 오바마는 젊은이들, 노동 계급 사람들에게 중요한 많은 일을 해냈다. 오바마케어 덕택에 건강 보험이 없는 미국인들의 수는 거의 40% 줄어들었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 특히 젊은이들로서는 현 상태를 즐거워하기가 어렵다. 특히 현 정권은 담보 탕감 계획을 은행 긴급 구제의 수단으로 바꾸는 동시에, 좋게 말해봤자 양가적인 학자금 대출 개혁 정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샌더스는 쉽게 영향을 받는 젊은이들을 선동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 그는 그들의 정당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강력하게 말했을 뿐이다. 젊은이들은 미국의 경제적 빈혈의 타격을 심하게 받았다. 그들이 체제의 대대적 점검을 요구하는 후보에게 끌릴 만도 하다. 한 세대 전체가 정치적으로 대침체의 영향에 의해 형성되었다. 그들은 성인이 되자마자 익혔던 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샌더스의 유세는 어떤 의미를 가졌나? 사람들이 실제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건 정치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후보가 이상적이지 않으며 당의 기득권층이 메시지에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패배하고 난 뒤에도 의미를 가질까? 정치 논평가들은 버니 샌더스가 이 운동을 만들었다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샌더스는 1년 동안 상당히 효과적으로 망가진 경제 뒤에 버려진 사람들의 목소리로 기능했다. 그 경제가 고쳐지기 전까지는 누가 앞장서서 주도하든 이 운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파시스트가 앞장서게 된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Bernie Sanders Campaign Didn't Matt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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