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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소반 장인 120년 된 공방 강제철거한다

  • 원성윤
  • 입력 2016.06.07 13:07
  • 수정 2016.06.07 13:18
ⓒ강제윤 페이스북

경남 통영시가 도로를 낸다는 이유로 중요무형문화재 추용호 소반 장인 공방을 철거하겠다고 최후 통첩해 문화계 안팎의 반발을 사고 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서울 마포을) 의원 등이 지난 5일 현장을 찾아 사태해결을 모색했지만, 통영시는 그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추 장인과 함께 집앞 천막농성장에 있는 강제윤 섬연구소 소장은 6월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금 통영시가 도로공사를 강행해서 추용호 인간문화재의 공방을 강제 철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참으로 무모하고 대책없는 통영시입니다. 곧 강제 철거에 돌입할 모양입니다. 긴급하게 됐네요"라고 알렸다.

경남도민일보 6월7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공방 건물을 중심으로 30m 정도를 제외한 좌우 양측 147m 구간 공사를 끝냈지만 도로 한가운데 추 소반장 공방과 윤이상 선생 생가 터가 있다"며 "통영시는 올해 안에 이 도로를 완전히 개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용호 장인의 집

반면 추용호 소반장은 공방 철거를 시도하는 통영시에 맞서 2014년 명도 소송을 벌였지만, 결국 1·2심에서 패소하면서 통영시가 공방 물품을 들어내는 등 강제집행을 당한 상태다.

추용호 장인의 100년이 넘은 집은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도수군통제영 12공방 중 하나인 중요무형문화재 장인 공방을 굳이 철거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추용호 소반 장인

통영 명예시민이기도 한 손혜원 더민주 의원은 6월6일 철거 직전인 추 장인의 집을 둘러본 소감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표현했다.

통영 도천동 추선생님 댁 안에 들어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치있는 집이었습니다. 조선시대의 방과 부엌은 물론 저잣거리의 공예품가게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물론 내부 곳곳과 외부 마감재의 상황은 좋지 않았으나 이런 것들은 얼마든지 수리가 가능한 것입니다. 막상 가서보니 철거를 취소하고 조금만 고친다면 통영의 명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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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것은 어디에도 많습니다. 아무데나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 근대건물도 곳곳에 많이 보존되고 있습니다. 통영소반 중요무형문화재 추용호선생댁은 조선시대, 근대가 공존하는 특별한 건축물인데다 대를 이은 장인가문이 120년 째 살고 있어 더 소중한 곳입니다.

12공방은 조선 후기 삼도수군통제영의 기지였던 통영에서 전통 갓, 나전칠기, 부채 등을 만들 던 곳을 말하는데 이곳에서 수많은 공예품들이 탄생해 현재까지 가까스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문화 말살 정책으로 인해 12공방이 없어졌다 최근 문화재청은 수백억원을 들여 이를 인공적으로 복원했으나, 정작 살아있는 유산은 없애려고 하고 있는 셈이다.

추용호 장인은 6월3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집이) 볼 품 없지만 삶을, 과거를 보는 거 아닙니까. 얼마나 중요한 것입니까. 왜 역사를 없애려고 합니까"라며 통영시의 강제집행에 불만을 토로했다.

JTBC에 따르면 조채환 통영시 도시과장의 대답은 이와 같다.

도로가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굉장히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저지대라 비만 오면 침수가 일어납니다.

통영시는 이와 더불어 소방도로를 이유로 추 장인의 집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제윤 섬연구소장은 위와 같은 사진을 올려 "추용호 장인의 공방을 허물지 않아도 소방도로가 확보할 수 있다"며 "통영시가 문화 말살의 죄인이 되지 않기 바랍니다. 통영시는 당장 강제철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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