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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우리가 누군가의 '비디오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 강병진
  • 입력 2016.06.07 06:41
  • 수정 2016.06.07 06:44

일론 머스크는 빨간 알약을 먹은 게 분명하다.

괴짜 테크놀로지 사업가 머스크는 지난 6월 1일 리코드의 코드 컨퍼런스 연례 모임에서 과감한 주장을 했다. 2025년까지는 인간을 화성에 보낼 거라는 주장도 했지만, 압권은 이것이었다. 머스크는 우리의 존재 그 자체가 그래픽이 아주 훌륭한,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우리의 테크놀로지는 가상 현실과 기저 현실의 구분이 곧 사라질 정도의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경계가 애매해진 현실을 보면, 인류가 이미 그 정도 수준의 기술에 도달했고, 기저 현실과 구분할 수 없는 과거 문명의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머스크는 말했다.

우리가 그런 시뮬레이션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이것이 기저 현실일 가능성은 수십 억분의 일입니다.” 머스크는 말했다.

복스가 그의 주장을 전했다.

우리가 시뮬레이션 속에 있다는 가장 강한 논거는 아마 이것일 겁니다. 40년 전 우리에겐 퐁이 있었어요. 사각형 두 개와 점이 있는 게임이죠. 게임이란 이런 거였어요.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겐 수백만 명이 동시에 플레이하는 포토리얼리스틱 3D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어요. 매년 더 나아지죠. 곧 우리에겐 가상 현실, 증강 현실이 생길 겁니다.

개선 속도를 어떻게 예측한다 해도, 이런 게임들은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해질 겁니다. 발전 속도가 지금의 천 분의 일로 떨어진다 해도요. 진화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시간인 1만 년 뒤의 미래는 어떻지 상상해 봅시다.

우리는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한 게임이 존재하는 미래로 가는 노선에 오른 게 분명하고, 이런 게임은 셋탑 박스든 PC든, 어떤 장비에서든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런 컴퓨터나 셋탑 박스가 수십억 개 있겠죠. 그러면 우리가 있는 곳이 기저 현실일 가능성이 수십억 분의 일이 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테크놀로지가 우리를 바꾸고 있으며, 우리는 곧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가 로봇인지 인간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우리의 우주가 하나의 거대한 홀로그램이라는 암시도 한 바 있다.

시뮬레이션 주장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머스크는 괴짜들의 사고 실험을 주류로 끌어올리는 솜씨가 좋다. 하지만 우리가 그저 시뮬레이션일 뿐이라면 나는 용이 되겠다. 아니면 라라 크로프트. 땀을 뻘뻘 흘리며 우리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 아이가 나를 유명하게 만들어 줄까? 날 유명하게 만들어 주세요, 어린이 지배자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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