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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희생자 빈소에 '엄마부대봉사단'이 난입했다

  • 허완
  • 입력 2016.06.04 06:53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사고로 숨진 김모(19)씨 빈소에 보수 시민단체 '엄마부대봉사단'이 난입했다.

3일 김씨 유족과 빈소 자원봉사자들에 따르면 주옥순 대표 등 엄마부대 회원 5명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광진구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김씨 이모는 "웬 아주머니들이 다짜고짜 분향소로 들어가더니 휴대전화로 애 엄마·아빠와 분향소 사진을 찍었다"면서 "'뭐 하는 거냐'고 했더니 '애가 예쁘고 안타까운데 얼굴을 널리 알리면 좋지 않으냐'더라"고 전했다.

사진은 2014년 7월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가족 단식 농성장 앞에서 '세월호 추모 반대집회'를 열고 있는 엄마부대봉사단의 모습.

이모가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구하자 엄마부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서 알리면 좋은데 왜 못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20여분간 유족과 봉사자들을 상대로 승강이를 벌이다 마지못해 사진을 삭제하고 돌아갔다.

이들은 자원봉사자에게 "세월호처럼 키우려고 하는 거냐"고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를 지키는 한 자원봉사자는 "오늘 구의역 추모공간에 가 보니 보수단체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판하는 포스트잇을 많이 붙였더라"며 "구의역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고 현장인 구의역 내선순환 9-4번 승강장 근처에서 이날 "서울메트로를 관리하지 못한 박 시장 탓", "박원순이 사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등 박 시장 비방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이 다수 발견됐다.

주옥순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엄마부대봉사단은 "다 압구정 사는 대단한 엄마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단체다. 이들은 2014년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농성장 앞에서 '추모 반대시위'를 벌인 바 있다.

또 이들은 '위안부 협상' 이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이제 남은 여생 마음 편히 지내"라며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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