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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조심하라던 '원나잇 헌팅남' 데이비드 본드의 실체

  • 박세회
  • 입력 2016.06.02 11:08
  • 수정 2016.06.02 11:24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등지에서 지난 2년간 가장 많은 미움을 받아온 남자 '데이비드 본드'가 지난 5월 9일 아시아 뉴스 매체인 '라이스 데일리'에 '지난 2년간 돈을 벌기 위해 동아시아 언론을 조작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내 이름은 데이비드 본드'라고 시작하는 이 글에서 본드는 자신이 미디어를 조작하기 시작한 이야기에 대해 털어왔다. 그가 예로 든 것이 아래 있는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은 '내 친구가 중국 남자의 여자친구를 훔치는 장면'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나쁜 자식들'이라며 중국인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쓴 글에 의하면 사실 중국인 남성은 그녀의 남자친구가 아니었으며 그 역시 영상 속의 여성을 처음으로 본 것이라고 한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그는 처음에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이런 분노가 무서웠고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심사숙고 후에 홍콩 언론과 짧은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언론에선 자신이 바로 잡으려 했던 '길고 자세한' 해명보다는 개인적인 섹스 라이프에 대한 짧은 대답만을 기사화했다고 한다.

어쩌면 억울했을지도 모르는 그가 언론을 조작하기 시작한 계기는 매우 흥미롭다.

그가 쓴 글에 따르면 하루는 술도 취하고 심심해서 페이스북으로 '홍콩에서 다른 여자와 찍은 영상이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한 언론에 보냈더니 다음날 해당 언론의 대문 기사로 떴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동아시아 언론을 상대로 그들이 원하는 떡밥을 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언론에 거짓말('내 홈페이지에 섹스 비디오가 있다')을 하고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를 가르쳐 주면 쉽게 트래픽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이론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17달러(약 2만 원)를 내면 영상을 볼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곳에 자신의 일본인 여자친구와 오토바이를 타고 베트남을 여행하는 영상 따위를 올린 후 해당 메시지를 언론에 전달했다.

언론은 '데이비드 본드라는 남자가 홍콩(또는 일본 또는 한국) 여자와의 섹스 동영상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는 내용의 자극적인 기사를 발행했고, 그의 홈페이지는 트래픽이 넘쳐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홈페이지 동영상 접근 비용을 17달러에서 197달러(약 23만 원)로 올렸으나 트래픽은 여전했고, 결국 2년 치 월세를 벌 수 있었다고 한다.

"문자 그대로 거짓말이 돈이 되어 돌아왔다"

그의 말이다. 한국 언론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언론 역시 "데이비드 본드를 조심하세요"라는 내용의 기사를 잔뜩 쏟아냈다.

이 글에서 데이비드 본드는 "자신에 대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거짓말을 확산한 언론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이었다고 밝히며 지금은 태국에서 가이드 일을 시작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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