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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동물원 아이의 어머니는 비난이 아닌 공감을 받아야 한다

고릴라를 사살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동물원 관리자들은 그 상황을 그냥 지켜보았어야 하는가? 고릴라가 아이를 죽일 수도 있고 안 죽일 수도 있는데? 내가 보기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4살짜리 아이의 목숨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는 다른 선택은 없다. 마취시키라고? 마취제를 맞았을 때 고릴라가 얼마나 화를 냈을지 상상해 보라. 마취제가 약효를 발휘할 때까지 몇 분은 걸릴 것이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나?

ⓒKIMBERLY OCONNOR/VIRALHOG

화제가 되고 있는 뉴스는 오늘날의 거의 모든 뉴스가 그렇듯 비극적인 이야기였다. 신시내티에서 4살 난 소년이 고릴라 우리 속으로 떨어졌고, 181kg 짜리 고릴라가 10분 동안 소년을 끌고 다니자, 동물원은 고릴라를 사살하기로 결정했다. 대중들은 이에 경악하고 있다.

끔찍한 상황이지만, 내게 있어 더욱 화가 났던 것은 사건 이후 있었던 대중들의 반발이었다. 전세계 사람들은(그리고 내 페이스북 뉴스피드는) 가능한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해 덧글을 달고, 포스트를 올리고, 트윗을 쓰고 있었다. "아이가 죽도록 내버려뒀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가 우이에 들어가게 내버려둔 어머니에게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고릴라의 잘못이 아니었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노골적인 말을 쓰지 않고 밈을 올리거나 기사를 공유하기만 한 사람들도 있었다. 직접 의견을 밝히진 않았지만 동물원의 결정과 태만한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넘쳤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건 이해한다. 진심이다. 속보 헤드라인을 봤을 때 내가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어떻게 부모가 저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지?! 그 불쌍한 고릴라가 죽었다니 믿을 수 없어."였다. 아름다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 부모의 실수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니 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여기서 제일 중요한 단어는 '실수'다.

자기 아이가 181kg 짜리 고릴라의 손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그 순간이 그 어머니 인생의 최악의 순간이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가? 거대한 동물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강력하게 잡고 헝겊 인형처럼 휘두르는 걸 무력하게 서서 지켜 보는 걸 상상할 수 있는가? 내가 (좀 무서울 정도로) 내 개에게 집착한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만약 어떤 끔찍한 이유로 내 개가 내 조카를 사납게 공격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내 개를 죽일 것이다. 인간은 결코 멸종 위기에 처해 있지 않지만, 인간의 생명이 위험한 순간이라면 동물의 생명을 희생하고 구할 가치가 있다. 만약 성인이 우리에 뛰어들었다면 내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동물을 구하자?), 이건 아이다. 지금도 가끔 자다가 오줌을 싸고,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다. 아직 두뇌가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인간이다.

대중들이 보이는 감정 이입 부족이 나는 놀랍다. 나는 동물의 죽음보다 그게 더욱 구역질이 난다. 나는 동물을 사랑한다. 영화에서라면 동물이 죽는 걸 보느니 사람이 죽는 걸 보겠다. 내가 만난 인간들 중 95%보다는 동물을 더 좋아한다. 이건 우리가 동물의 생명과 인간의 생명 중 무엇을 더 가치있게 여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분명히 옳은 일을 하는 것의 문제다. 그 상황의 결말이 어떻게 되느냐와는 무관하다.

고릴라를 사살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동물원 관리자들은 그 상황을 그냥 지켜보았어야 하는가? 고릴라가 아이를 죽일 수도 있고 안 죽일 수도 있는데? 내가 보기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4살짜리 아이의 목숨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는 다른 선택은 없다. 마취시키라고? 마취제를 맞았을 때 고릴라가 얼마나 화를 냈을지 상상해 보라. 마취제가 약효를 발휘할 때까지 몇 분은 걸릴 것이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나?

내가 보기에 더욱 황당한 것은 아이가 있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분노하며 증오를 토한다는 것이다! 그들 중 하나라도 만약 자기 아이가 고릴라 우리에 들어갔다면 "이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두고 봅시다"라고 말할 거라고는 나는 믿을 수 없다. "나 같으면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다"라는 주장은 넣어두시길. 내가 아는 그 누구도 잠시도 판단이 흐려지지 않거나 잘못된 선택을 절대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고 모두 운이 좋을 때도 있다. 끔찍하게도 불운한 상황이 생길 때도 있다.

공감은 어디로 갔나?

당신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에 있어, 당신들은 결코 실수를 하지 않는 부모인가? 5분의 휴식이 간절해서 어린 아이를 만화를 보고 있게 하고 샤워한 적이 없는가? 대부분의 경우는 그래도 괜찮다는 걸 당신도 안다. 당신이 샤워를 하고 돌아와도 당신의 아이는 아까와 똑같이 TV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아이가 밖에 나간다면 어떨까. 그리고 길을 건너다 차에 친다면. 이런 비극적이고 끔찍한 상황에 다른 인간들이 조금도 공감을 보여주지 않고, 수백만 명이 입을 모아 "어떻게 엄마가 아들을 혼자 내버려 두고 샤워를 할 수 있지? 저 엄마는 죽여야 돼."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더운 여름날에 깜박하고 아이를 카시트에 두고 내린 부모들을 생각해 보라. 욕조에서 딱 3분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아이가 죽어 있었다는 엄마. 성분표를 읽는 것을 깜박하고 아이에게 심각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을 준 아빠.

실수는 일어난다.

예방할 수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남의 실수는 언제나 비난하기 쉽다. 당신이 "나라면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거야"라고 말할 정도로 뻔뻔하다면, 언젠가 끔찍하고 막을 수 있었던 일이 당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어났을 때 당신의 손을 잡고 "실수는 일어나는 법이야"라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길 바란다. 당신이나 당신 가족과는 아무 상관없는 외부인들이 비난하고 위협할 때 누군가 당신을 위로해 주길 바란다. 우린 모두 인간이다. 실수는 일어나는 법이다.

고릴라의 죽음에 대해 화를 내는 건 괜찮다. 아들이 우리에 들어가 떨어질 정도로 아들을 내버려 둔 어머니에게 분노하는 건 괜찮다. 동물원이 고릴라를 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화를 내는 건 괜찮다. 이런 감정을 다 함께 느끼면서도, 이 일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증오에 찬, 고고한 척하는 말을 하지 않는 건 괜찮다. 그들은 분명 애도하고 있을 것이다. 동물원 사람들은 사랑하던 동물이자 친구를 잃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잃을 뻔했고, 지금은 수백만 명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다.

당신이 화가 났다면, 그 분노를 변화를 일으키는 힘으로 사용하라. 동물원이 더 안전한 우리를 만들어야 하지는 않을까. 고릴라가 동물원에 들어가는 일 자체를 없애야 하지는 않을까. 동물원에 가는 사람들이 입장해서 대형 동물을 구경하기 전에 동물과 동물원 안전 세미나를 들어야 하지는 않을까. 8세 이하의 아이들은 배낭끈(baby backpack leash)을 하게 해야 하는 건 아닐까? 마지막 제안은 순수히 이기적인 의도임을 인정한다. 나는 잭 러셀 테리어처럼 끈을 달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는 걸 남몰래 좋아한다. 당신의 믿음이 무엇이든, 엄마가 실수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은 그만하고 그 믿음으로 행동을 하라.

동물원에서 그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던 한 여성이 페이스북에 어제 올린 글이 있다. 나는 이게 중요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어제 신시내티 어린이 병원에 조카 문병을 갔다가 동물원에 가기로 했다. 어제 그 동물원에서 끔찍한 일이 있었다는 걸 이미 알고들 있을 것이다. 모든 뉴스 매체에서 이 이야기를 다루었으니, 우리가 본 이야기를 적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건 사고였다!! 끔찍한 사고였지만, 사고에 불과하다!! 영상들 중 하나에서 아이에게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내 남편 목소리다. 나는 고릴라 암컷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큰아들이 외쳤다. "쟤 뭐하는 거죠?" 내려다 봤더니 놀랍게도 어린 아이가 있었다. 난간을 넘어서 1미터 정도를 기어간 것 같았다!!

나는 내 옆의 여성이 어머니라고 생각했고, 잡으러 갈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은 "쟤 누구 애지?"라고 말했다. 우리 중 아무도 아이가 4.5미터 아래로 떨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이는 덤불을 뚫고 굉장히 빨리 기어가서, 나나 내 남편이 잡기도 전에 이미 떨어져 버렸다!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었고 엄마는 아들을 부르고 있었다. 사실 난간을 넘어가기 전부터도 부르고 있었지만 엄마는 아이가 덤불 밑을 기어가는 걸 볼 수가 없었다! 애 엄마는 "아이가 바로 여기 있었는데! 내가 사진 찍는 동안 아이 손이 내 뒷주머니 안에 있었는데 사라져 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아이가 보이지 않자 그녀는 (이미 난간을 넘어가 아이에게 이야기하고 있던) 내 남편을 보고 물었다. "실례합니다, 아이가 녹색 반바지를 입고 있나요?" 남편은 주저하며 그렇다고 대답해야 했다. 그녀는 쓰러질 뻔했다! 그녀와 내 남편은 4.5미터 아래로 뛰어내리려 했지만, 나는 남편을 말리고 911에 신고한 다음 사람들이 오고 있다며 그녀를 달랬다. 내 남편이든 애 엄마든, 거길 넘어가면 뼈가 부러졌을 것이다! 나는 내 아들들을 데리고 딴 곳으로 가지 않았다. 내가 없으면 남편이 넘어갈 것 같았고, 고릴라는 아이를 보호하려는 것 같았다. 시끄럽고 호들갑스러운 사람들 때문에 고릴라가 불안해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고릴라는 아이를 데리고 거칠게 달렸다! 아주 거칠었다. 내 생각에는 그때도 고릴라는 아이를 보호하려 했던 것 같지만, 181kg 짜리 고릴라가 18kg 짜리 아기를 휘두르는 상황이었다! 무시무시했다!

동물원은 아주 빨리 반응했다. 주위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고 아이와 고릴라 둘 다를 구하려고 시도했다! 올바른 선택을 했다. 아이가 생명에 위협은 없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고 살아남아서 신께 감사드린다! 고릴라 구역은 개방된 형태였다! 즉 4.5미터 정도 아래에 고릴라가 있고, 해자와 덤불이 있을 뿐이었다! 이 엄마는 태만하지 않았고 동물원은 이 상황을 아주 잘 다뤘다!! 전에 없었던 일이니 특히 그렇다! ! 동물원과 그들의 노력에 감사한다. 이 소년, 엄마와 가족을 생각하며 기도를 보낸다.

"아이가 바로 여기 있었는데! 내가 사진 찍는 동안 아이 손이 내 뒷주머니 안에 있었는데 사라져 버렸어요!"

우리 모두 겪어본 일이다. 우리 모두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우월함이 아닌 공감을 실천하라.

증오가 아닌 사랑을 실천하라.

허핑턴포스트US의 The Cincinnati Zoo Mother Deserves Empathy, Not Judgmen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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