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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준의 록자격증' 外, 역사에 길이 남을 '성지글' 5개

  • 박세회
  • 입력 2016.06.01 11:41
  • 수정 2016.06.01 11:46

21세기 한민족에게는 매우 특이한 풍습이 있다. 바로 인터넷 상에서 유명한 글을 일종의 '성지'로 지정하고 어렵게 원주소를 찾아 직접 방문하는 풍습이다. 이를 '성지순례'라고 부르는데 우리 인터넷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성지 글들만 모아봤다.

1. 문희준의 '록 자격증이라도 있다면 따고 싶은 심정'이라는 네이버 기사

역시 최고의 성지글이라고 하면 문희준의 조선닷컴 인터뷰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HOT 출신의 가수 문희준은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조선닷컴과 한 인터뷰에서 "록음악을 하겠다"고 밝힌 후 욕을 많이 먹었다며 "록 자격증이라도 따고 싶다"고 발언해 화제를 모았다.

이 게시글이 네이버 뉴스에 올라오자 마른 가을 하늘 아래 산불처럼 번지더니 30만 개의 댓글을 양산했으나 당시에는 아직 성지에서 갖춰야 할 예의범절 문화가 자리를 잡지 못해 욕설 등이 난무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게시글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지로 불리고 있으나 보존하지 못하고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2.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소송 첫 보도 3년 전에 결혼 관계를 미리 알고 있었던 글

2008년 네이버 지식인의 한 질문 댓글로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 사실을 마치 미리 알고 있었던 듯한 글이 올라왔다.

모두가 알다시피 서태지와 이지아의 과거 혼인 사실은 2011년 4월경 이혼 소송 중인 사실이 보도되며 처음 세상에 알려졌으니, 그 3년 전에 이미 둘의 관계를 알린 셈. 대 댓글에서 보듯이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글은 이후 성지가 되었다.

3. 아이유와 장기하의 연애를 3개월 전에 예언한 글

인터넷 유머 커뮤니티 게시판 '웃긴 대학'에 2015년 7월에 아이유와 장기하의 열애설을 예언한 글이 올라와 성지가 되었다. 이글은 특히 스캔들이 터지는 시점이 10월임을 분명히 적고 성지가 될 것이라는 선언까지 한 경우라 매우 특별하다. 실제로 2015년 10월 아이유와 장기하가 연애를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이후 정말 성지가 되었다.

4. 강아지를 확대한 네이버 지식인

한편, 이 글처럼 연예인의 스캔들을 미리 예언하지 않고도 자력으로 성지를 만든 이들이 있다. '강아지 확대를 왜 하느냐'는 내용의 이 글은 너무도 기발한 맞춤법 실수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회자하더니 어느새 성지의 반열에 올라 여러 사람이 찾아와 경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미 이 때쯤에는 성지에서는 욕설을 삼가는 예의가 널리 자리를 잡은 상황.

5. 박근혜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를 예언한 글

해당 질문 링크.

2015년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들고 나오자 2011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교과서를 바꾼다는 게 사실이냐'고 물은 초등학생의 글이 성지가 되기도 했다. 당시 정확한 연령을 확인할 수 없는 작성자는 네이버 '지식in'에 "네이버 기사들 모여잇는데서 어떤 기사를 봤는데, 박근혜 아줌마가 일본한테 지배당했던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교과서에 있는 내용들이 전부 다 바뀔거라고 써져 있던데 진짠가여?? 그건 싫은데 일본이 우리나라 괴롭힌 건 나도 아는데"라고 질문을 던졌다.

댓글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때는 이미 의식 수준이 매우 높아져, 욕설하거나 쓸데없는 질문을 삼가고 '성지 순례 왔습니다'라고 목적을 밝히고 짧게 소원을 빌고 사라지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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