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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 싱글이고 아이가 없다는 것의 진짜 문제

ⓒcaia image / Alamy

멋진 날이었다. 너무나 멋진 날이라, 나는 영화 세트장에 실수로 잘못 들어온 게 아닌가 싶었을 정도였다. 따스한 봄 햇살, 섬세한 꽃 장식. 내 친구는 눈부신 모습이었다.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친구가 행복해서 나도 기뻤다.

결혼식이 시작되기 직전에 나는 스파클링 와인을 가지러 친구들과 함께 바에 줄을 섰다. 다른 여성 하객과 잡담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신부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이야기했고, 결혼식장이 정말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런데 상대가 갑자기 물었다. "어디서 결혼하셨어요?"

나는 "전 결혼 안 했어요."라고 대답했다.

상대가 당신의 말에 아주 잠깐 머뭇거리는 걸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마치 내 직업이 아기 고양이를 죽이는 일이라고 말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바로 그거. 상대의 반응이 그랬다.

그녀는 그저 "아." 하고는 다른 데로 가버렸다.

나는 프로세코를 손에 들고 어안이 벙벙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때 나는 내게 문제가, 큰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30대 중반이지만 싱글이다. 아이도 없다. 이제까지 나는 그래서 기분이 나빠 본 적이 없었지만...... 내가 잘못된 건지도 모른다.

사람들에게 내가 미혼이라고 말할 때 좀 더 미안하게 들리게 말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이 나를 만났을 때 덜 부끄럽게 느끼도록 더 노력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람들에게 망신을 준다. 나는 '미혼 여성'이다. 나는 프로세코를 잔뜩 마시고 취하려던 참이었다. 나는 언제나 신부가 아니라 하객이다. 그리고 나는 고양이조차 안 키운다.

이 세상은 나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하지?

그 당시에는 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친구들에게 돌아갔다. 친구들에게 "아" 이야기를 들려주고 같이 웃었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나고 다시 로맨틱한 필터가 걷힌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된 다음 날, 나는 화가 났다. "아"는 생각없는 사람이 부주의하게 내뱉은 "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나, 혹은 다른 내 여자 친구들이 그런 "아"를 들은 건 그게 처음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 제법 자주 들었다. 동정과 우려가 담긴 살짝 완화된 표현: 저 여자는 결혼 안 했어? 뭐가 문제지?

나는 행복하다. 날에 따라 기복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행복하다. 이제까지 살면서 지금처럼 진정한 행복을 느낀 적은 없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또 나는 건강하다. 사랑 받는다는 느낌도 있다. 내겐 가족이 있다. 나를 위해 무엇이든 해줄, 나 역시 무엇이든 해줄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이 있다.

나는 내 직업을 좋아한다. 매일 하는 일을 즐긴다. 날에 따라 기복은 있다. 나는 남자를 만나고 데이트를 한다. 이걸 즐긴다. 날에 따라 기복이 있다. 나는 내 나이에 맞춰 살고 있다.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나는 내가 했던 모든 경험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 덕에 더 강한 여성이 되었다고 느낀다. 감히 말해도 될까? 내게 크게 잘못된 점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생각을 하다 보니 내게 문제가 있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일 것이다.

내게 뭔가 잘못된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겐 문제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부분 뻔뻔스럽게도 자신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대부분 스스로 아주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혼전 섹스를 받아들인다. 우리는 독립적이고 성공적인 여성들을 존경한다. 우리는 40이 넘어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걸 안다.

우리는 사랑이 가득한 삶에서 일부일처제가 가장 중요하고 궁극적인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우리는 이혼율이 높은 국가에서 '영원히 함께'를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걸 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실상 장려하고 있다. 이건 좋은 일이다. 다른 시대에 살고 싶은 사람?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싱글 여성을 불편해 한다. 30대 싱글 여성을 보고 놀라서 "아"라고 말하는 사회는 별로 진보적인 사회 같지 않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사실 우리가 과연 얼마나 진보적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 하객이 나를 딱한 눈으로 보았을 때, 그녀가 내 단점을 찾으려고 훑어보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저 여자의 문제가 뭔지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싱글에겐 아무 문제도 없다. 우리는 멋지다. '섹스 앤 더 시티'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연애나 결혼 여부는 멋짐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연애는, 심지어 결혼조차도, 모든 라이프스타일 중의 완벽한 얘가 아니다. 그 반대다. 나는 불행한 연애를 연애를 할 때만큼 불행했던 적은 없었다. 함께 느끼는 외로움이야 말로 최악의 외로움이다.

30대 중반, 여성, 싱글. 내게 정말 필요한 게 뭔지 말해볼까.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은 내가 행복이 부족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사회다. 내가 보기엔 그게 진짜 문제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Real Problem With Being Child-Free and Unmarried In Your Mid-30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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