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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수원의 '뒷심부족' 경기들

수원은 올 시즌 '뒷심부족'을 여느 팀보다도 많이 지적받고 있다. 서정원 감독이 부임한 후 해마다 리드를 안정적으로 지키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 수원이 리드를 지키지 못한 올 시즌 경기는 지금까지 한 19경기 중 무려 8경기다. 그들의 눈물 나는 뒷심부족 경기들을 되짚어본다.

  • 임형철
  • 입력 2016.06.01 12:31
  • 수정 2017.06.02 14:12

지난 주말에 열린 포항전은 수원팬에게 씁쓸함만을 안겼다. 공격수 조동건을 빼고 수비수 이정수를 투입한 서정원 감독의 교체술은 이번에도 악수가 됐다. 상대의 집중적인 공격에 노련한 대응을 하지 못한 수비진은 결국 수비수 김광석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여기에 종료 직전에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를 백지훈이 허무하게 놓치며 충격은 배가 됐다. 결국, 승점 1점 챙기기에 그친 수원은 리그 9위에 머물러야 했다.

수원은 올 시즌 '뒷심부족'을 여느 팀보다도 많이 지적받고 있다. 서정원 감독이 부임한 후 해마다 리드를 안정적으로 지키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 수원이 리드를 지키지 못한 올 시즌 경기는 지금까지 한 19경기 중 무려 8경기다. 그들의 눈물 나는 뒷심부족 경기들을 되짚어본다.

(사진 : 중계 화면 캡쳐)

1. 2016.03.20. [클래식 2R] vs 전남전 (@수원 월드컵경기장) <무>

산토스의 골로 시즌 첫 선제골을 터트린 수원은 조동건의 추가 골까지 더해져 2대 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들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며 불안하게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오르샤에게 첫 실점을 허용했음에도 서정원 감독은 남아있는 교체 카드 한 장을 꺼내들지 않았고, 결국 2분 뒤 유고비치에게 추가로 실점을 허용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유고비치의 돌파에 완벽히 뚫리는 수원 수비진의 모습이...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다.

결과는 2:2 무, 올 시즌 처음으로 선제골을 넣은 경기부터 수원의 경기 운용은 심상치 않았다.

(사진 : 중계 화면 캡쳐)

2. 2016.04.06. [ACL 조별예선 4R] vs 멜버른전 (@수원 월드컵경기장) <무>

후반 58분, 권창훈의 골로 ACL 16강 진출 가능성이 열리는 듯 했던 수원은 2분 만에 바르바로우세스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실점 전까지 멜버른이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음을 고려하면 더 아쉬웠다. 권창훈의 선제골 이후 수원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지자 멜버른 선수들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손쉽게 상대의 미드필더를 뚫어냈다. 이후 패스를 넘겨받은 바르바로우세스는 수비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에서 골을 기록했다.

결과는 1:1 무, 이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수원은 ACL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사진 : 중계 화면 캡쳐)

3. 2016.04.10. [클래식 4R] vs 제주전 (@제주 월드컵경기장) <무>

권창훈의 골로 1대 0으로 앞서있었지만, 또다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제주의 왼쪽 풀백 정운의 크로스는 이광선과 마르셀로를 정확하게 향했다. 경기는 3분 만에 이광선, 마르셀로의 골로 제주 쪽으로 기울었지만, 다행히 1분 만에 터진 권창훈의 동점 골로 무승부로 종료됐다.

결과는 2:2 무, 멜버른전과 제주전에서 유일하게 골을 기록한 권창훈에게 당시 두 경기의 결과는 아쉬움이 더 컸을 듯싶다.

(사진 : 중계 화면 캡쳐)

4. 2016.04.16. [클래식 6R] vs 인천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무>

오장은의 골로 산뜻하게 후반전을 맞이한 수원, 그러나 잇따른 추가 골 기회를 조동건이 마무리하지 못해 경기는 어수선하게 흘러갔다. 서정원 감독은 공격 자원 산토스를 빼고, 수비 자원 이종성을 투입해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노동건 골키퍼의 지연으로 여분의 추가 시간이 더 적용된 상황에서 마지막 코너킥을 인천 송시우가 마무리해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다.

결과는 1:1 무, 수원은 인천전 무승부로 시즌 7경기 무패를 이어갔다.

물론 6경기가 무승부인 건 안 자랑...

(이미 상주전, 감바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파이브백 수비를 세 번째로 꺼내들었고, 이는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 사진 : 중계화면캡쳐)

5. 2016.04.24. [클래식 7R] 광주전 (@광주 월드컵경기장) <무>

염기훈의 골로 리드를 잡은 수원은 고차원, 오장은 대신 백지훈, 조원희를 투입하며 원 볼란치를 투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화시켰다. 여기에 공미 산토스를 빼고, 센터백 민상기를 투입하며 파이브백 수비를 운용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은 파이브백에서 바로 실수를 범했다. 광주의 김민혁이 공중볼을 따줄 때, 무려 두 명의 수비수(신세계, 구자룡)가 김민혁에게 달라붙다 보니 파이브백 중앙 수비수 사이에 공간이 벌어졌다. 이 공간을 침투한 정조국은 조주영이 빠르게 넘겨준 헤더 패스를 마무리하며 광주를 구해냈다. 후반 88분의 일이었다.

결과는 1:1 무, 또 같은 패턴으로 승리를 놓치자 팬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어느덧 리그 4연무다.

(사진 : 중계 화면 캡쳐)

6. 2016.04.30. [클래식 8R] 서울전 (@수원 월드컵경기장) <무>

압도적이었던 FC 서울의 기세를 꺾지 못할 거란 예상과 달리, 수원은 산토스의 선제골로 "역시 라이벌전은 다르다."는 걸 증명하는 듯하였으나... 양상민, 노동건이 서로 볼 처리를 미루는 동안, 이 틈을 타 아드리아노가 적극적으로 볼을 탈취하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전 내내 수비적으로 잘 풀어간 수원에게 매우 뼈아픈 실점이었다.

결과는 1:1 무, 라이벌 매치에서도 패턴이 반복되니 충격은 배가 됐다. 리그는 벌써 5연무 째...

(사진 : 중계 화면 캡쳐)

7. 2016.05.08. [클래식 9R] 전북전 (@수원 월드컵경기장) <패>

뒷심 부족보다 전반 40분, 스로인 상황에서의 시간 지연으로 인한 신세계의 경고 누적 퇴장이 큰 변수가 된 경기이긴 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도 리드를 지키지 못한 건 맞다. 수적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 수비 숫자를 늘리지 않은 수원은 결국 전북의 집중 공세에 무너지며 후반전에 세 골을 허용했다. 또한, 88분에 허용한 세 번째 실점은 곽광선의 안일했던 패스가 사실상 이동국의 골을 도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결과는 2:3 패, 어느덧 6경기 동안 수원은 리그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사진 : 중계 화면 캡쳐)

8. 2016.05.29. [클래식 12R] 포항전 (@포항 스틸야드) <무>

포항 심동운의 골로 리드를 내준 수원은 이후 터진 이상호와 조동건의 골로 2대 1 리드를 잡았다. 얼마 뒤, 서정원 감독은 골을 기록한 공격수 조동건을 빼고 수비수 이정수를 투입하며 파이브백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파이브백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크로스를 올려준 이광혁에 대한 압박을 누구도 하지 않았고, 골문 바깥쪽 파 사이드는 신세계 한 명만이 방어하고 있었다. 장신 수비수 김광석이 파 사이드를 공략했고, 이는 후반 92분 골로 이어졌다.

결과는 2:2 무, 이른 시간에 수비 강화를 택한 서정원 감독의 교체술은 또 한 번 비판을 받았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8경기의 결과는 총 7무 1패다. 올 시즌 수원이 유독 무승부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 사진 : 프로축구연맹)

서정원 감독의 이러한 교체술은 대부분 실패로 이어졌다. 리드하고 있을 때 서정원 감독이 공격 자원을 빼고 수비 자원을 투입한 경기는 총 6경기다. 수원은 이 중 4경기에서 수비를 강화했음에도 실점을 허용했다. 성공률이 절반을 넘지 못하는 만큼, 이른 시간에 수비를 강화하는 선택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교훈을 안겨준다.

또한, 수원은 80분대 이후에 무려 10실점을 허용했다. 팀 실점이 25실점임을 고려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지금까지 치른 19경기 중 무려 8경기에서 80분대 이후 실점을 내줬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뒷심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해주는 기록이다.

수원은 6월 A매치 주간을 맞아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조직력을 재점검할 기회를 맞았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뒷심부족의 해결이다. 종료 직전까지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또한 리드를 하고 있을 때 팀은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보완과 대안이 필요하다. 축구에 만약이란 건 없지만, 만약 수원이 지금까지 다룬 8경기에서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면 전북, 서울, 성남과 선두권 경쟁을 했을 것이 당연하다.

*임형철의 '초이스(Choice)'

축구팬들이 축구를 더욱 재밌게,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전달하는 '임형철의 초이스' 매번 재미있는 주제를 '초이스'하여 팬들의 즐거움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칼럼, 정보글, 인터뷰, 분석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모두 포함합니다. 앞으로 있을 여러 '초이스'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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