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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는 아직 끝나지 않은 현상이다

  • James Zogby
  • 입력 2016.05.31 10:36
  • 수정 2017.05.31 14:12
ⓒLucy Nicholson / Reuters

샌더스 현상은 실제로 존재한다. 이 현상이 나타나게 한 요인들을 살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올해 경선이 시작되었을 때 민주당 경선은 '이미 끝난 일'이라고 치부한 사람들이 많았다. 클린턴 장관이 당연히 후보가 될 것이고, 경선과 전당대회는 클린턴이 후보로 확정되기에 필요한 대의원들을 모을 때까지 귀찮지만 형식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라는 정도로 생각했다.

1년 전 클린턴은 민주당에서 50~60% 정도로 수위를 차지했고, 클린턴의 라이벌 중 만만치 않은 적수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특히 74세 사회주의자 버몬트 상원의원이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당시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그의 캠페인을 이끄는 진보 활동가들로 구성된 핵심 그룹이 대부분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클린턴과 샌더스 사이의 격차는 1자리수로 좁혀졌다. 모든 유권자들(민주당, 공화당, 무소속)의 선호를 다 고려하고, 클린턴과 샌더스를 각각 따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맞붙이면 아주 다른 그림이 나온다. 이번 달 조사의 평균에 의하면 트럼프가 1%에 조금 못 미치는 격차로 클린턴에게 승리를 거둔다. 같은 조사에서 샌더스는 트럼프를 11% 격차로 따돌린다. 중요한 전장이 될 주들에서의 설문 조사도 거의 비슷하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막상막하고, 샌더스는 모든 주에서 트럼프를 이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몇 가지 요인들이 단서를 준다.

정치적, 경제적 기득권층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 심지어 분노가 전국의 분위기를 결정짓고 있는 해에 대선에 출마했다는 게 클린턴의 문제다.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대중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믿는 유권자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클린턴이 경험이 많다는 주장, 그리고 월 스트리트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것은 약점이 된다.

클린턴은 궁극적 '내부자'고 샌더스는 궁극적 '외부자'다. 샌더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진정함과 신뢰의 문제가 있다. 유권자들, 특히 젊은 층, 그리고 양당 중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은 샌더스가 진정하고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샌더스에게 끌린다. 45세 미만의 유권자들만 놓고 보면 샌더스가 클린턴을 2 대 1로 이긴다. 유권자들 전체에게 누구를 더 믿느냐고 물어보면 샌더스가 3 대 1로 승리한다.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과 진정하고 믿을 수 있는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 합쳐져 샌더스 현상의 토대를 이룬다. 샌더스는 유권자들에게 실익이 돌아가는 이슈들을 옹호했다.

미국은 분명히 부유한 국가다. GDP와 주식 시장을 보면 가끔 떨어질 때가 있긴 해도 건강한 경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산층의 실제 소득은 수십 년간 정체되어 있었으며,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겨우겨우 먹고 사는 지경이다.

미국의 상위 1%가 하위 90%보다 더 많은 국부를 조종한다는 것, 미국 중산층은 그 어느 산업화된 국가보다 적은 비율의 국부를 조종한다는 것을 지적하는 샌더스의 메시지는 울림을 갖는다. 경제적 정의와 정치/경제 우선 순위의 재조정에 대한 그의 광범위한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 무료 고등 교육, 최상위 1%에 더 높은 세금을 매겨 그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샌더스의 제안은 실현 불가능이다, '사회주의적'이다라고 치부되지만, 변화에 굶주린 젊은 층과 노동 계급 유권자들은 이를 환영했다. 미국 정치에서 '빅 머니'의 영향이 부패를 부른다는 그의 비판 역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경선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지금, 샌더스 현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매체의 전문가들과 민주당 기득권층은 이 경선은 이미 끝났고(유권자 억압의 일환이다), 샌더스는 경선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는 강한 득표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3개 주 중에서는 2개, 최근 20개 주 중에서는 12개 주에서 승리했다.

현재 샌더스는 민주당 지지층의 절반 정도의 지지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이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무소속 유권자의 경우 클린턴보다 샌더스 지지율이 더 높고, 전국 및 격전 주 설문 조사에서 공화당 후보에 붙었을 때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사실 역시 그냥 넘겨선 안 된다.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 믿을 수 있는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 샌더스의 원대한 정치 및 경제 개혁 아젠다를 무시한다면 그건 민주당의 실수다.

나는 샌더스가 캘리포니아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 수퍼 대의원들이 자신을 지지해야 한다는 가한 증거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이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클린턴을 지지했던 이들 때문에 샌더스가 클린턴을 도저히 앞설 수 없을 것처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샌더스가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가 상징하는 것들은 무시할 수도, 한 가지 문제로 축소시킬 수도 없다. 샌더스에 대한 지난 주 기사들은 무시/축소를 시도했다. 샌더스가 상징하는 것, 그가 주장하고 많은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국내 및 대외 정책의 큰 변화는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샌더스는 유권자들이 절실히 느끼는 것에 반응하여 진정한 진보적 운동을 낳았다. 이 운동을 이해하고 포용한다면, 그리고 그 무엇보다 유지한다면, 샌더스의 말대로 미국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현상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Sanders Phenomeno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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