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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시각 장애 스프린터는 질주를 멈출 생각이 없다(인터뷰)

  • 박세회
  • 입력 2016.05.29 12:24
  • 수정 2016.05.29 12:25

2012년 장앤인 올림픽 100m(T11)에서 우승한 테레징야 길레미나.

테레징야 길레미나는 서서히 시각을 잃고 있다. 브라질의 스프린터인 그녀는 차차 시각을 잃게 만드는 퇴행성 질병인 색소성 망막염을 타고 났다. 20년쯤 전에 육상 선수의 꿈을 쫓을 생각을 처음 했을 때, 그녀의 시각은 이미 약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많은 브라질 인들에게 친숙한 문제다. 

운동 대회에 나가서 경쟁하려면 제대로 된 러닝 슈즈가 필요했지만,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길레미나는 러닝 슈즈를 살 돈이 없었다. 그녀는 수영을 시작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수영은 아니었지만, 수영복은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적당한 신발을 찾아주어 브라질의 스포츠와 장애인 올림픽의 역사를 바꾼 사람은 길레미나의 여동생이었다. 

길레미나는 이번 여름의 올림픽을 앞둔 사면초가에 몰린 브라질 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최고의 후보 중 하나다. 100미터 세계 기록을 깨고 2012년 런던 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딴 길레미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각 장애 여성으로 기네스 북에 올랐다. 

길레미나는 지금의 영예에 만족할 생각이 없다. “나는 다음 장애인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녀가 허프포스트 브라질에 말했다. 길레미나는 비교적 많은 나이가 되겠지만 2020년 올림픽에도 투지있게 출전할 것이라고 맹세한다(도쿄 장애인 올림픽이 열릴 때 그녀는 42세가 된다). 모든 위대한 운동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올해 37세의 길레미나는 앞을 막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서 힘을 얻는다.

“나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많은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진 게 얼마나 적은지를 받아들여 본 적이 없다.” 

허프포스트 브라질은 길레미나와 리우에서 열릴 올림픽, 처음에 무엇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앞으로 길레미나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육상 경기가 어떻게 당신의 삶에 들어오게 되었는가? 

직업 학교에서 관리직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에 그 분야에서 직장을 구할 수가 없어서 (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수영 종목에 등록해 보려고 했다. 수영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달리고 싶었다. 당시 나는 베칭[벨루오 리존치의 대도시]에서 열린 장애인 선수 대회에 나갔다. 그래서 나는 여동생에게 스니커를 구해 달라고 한 뒤 달리기 시작했다. 스니커는 경주용도 아니었다. 평범한 스니커였다. 시작하고 나자 5km는 완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직후에 팜풀야 라운드(18km를 뛰는 전통있는 경주)를 한 시간 반에 완주했다. 아주 좋은 기록이었다. 그리고 나는 21km를 꽤 잘 달렸다(국제 하프 마라톤 거리다). 

올림픽 준비는 어땠나? 

지금은 상카에타누(상 파울루 근교)에서 트레이닝 중이다. 매일 3시부터 6시까지 트레이닝한다. 내 일정은 기본적으로 먹기, 트레이닝하기, 자기뿐이다. 다른 걸 할 시간은 없다. 

유명 선수인 당신은 심리적으로 올림픽 준비가 되어 있나? 스프린터에게 마음이 어떻게 중요한가? 

기술 위원회는 우리의 심리학자 마리아 크리스티나 누네스 미구엘을 믿고 있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했다. 심리적인 면은 안 좋게 작용할 수 있지만 그만큼 좋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나는 믿는다. 심리적인 면을 잘 다스릴수록 운동 퍼포먼스가 더 좋아진다. 오직 그 방법뿐이다. 나는 내 자신을 아주 잘 알고, 상당히 진화하는데 성공했다. 지금이 내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좋을 때다. 나는 다음 장애인 올림픽에도 출전할 것 같다. 리우 때는 난 37살일 거고, 그 다음 장애인 올림픽 때는 42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 주차 브레이크를 걸고 경주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멈출 계획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전속력으로 장애인 올림픽에 달려가는 것이다! (웃음) 

당신이 장애물을 극복한 이야기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시작된다. 먼저 어머니를 잃었고, 아버지가 가출했고,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당신을 스포츠계의 정상에 올려준 것은 무엇인가? 

나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많은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진 작은 현실을 받아들여 본 적이 없다. 나는 내가 세계 최고라면 내 현실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언제나 ‘적당히’라는 생각에 따르지 않는 사람이었다. 커리어 중 후회하는 선택이 있었나? 내 삶을 다시 살아야 한다면 난 지금과 똑같이 살 것이다. 모든 걸 다 똑같이 할 것이다.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지금과 정확히 같은 삶을 살겠다.” 

운동선수와 가이드의 관계는 어떤가?

아주 가까운 관계일 것 같다. 정말 그렇다. 내가 이해하기로, 우리의 일은 포뮬러 1에서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다. 모든 게 다 잘되려면 훌륭한 차를 훌륭한 파일럿이 몰아야 한다. 이건 협업이고, 존중이 이 관계를 이끌어야 한다. 작년에 나는 가이드 두 명과 일했다. 라파엘 라자리니, 로드리고 치에리아다토였다. 그들과 함께 나는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예를 들어 이번 장애인 올림픽에서 나는 테크닉과 전략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이게 내가 언제나 집중하는 것이다. 언제나 개선하자는 것. 

장애인 올림픽 스포츠의 인프라의 진화를 당신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브라질이 장애인 올림픽 선수들의 엘리트 국에 낄 수 있을까? 

의심의 여지 없이 장애인 올림픽 위원회가 제공한 인프라는 2012년 트레이닝 이후 가졌던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프로페셔널 트레이닝, 장비, 트레이닝 세션, 코치…… 정말이지 모든 것이 개선되었다. 연방 전부는 프로페셔널한 개발을 위해 선수 학위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지난 16년 동안 선수였는데, 지금만큼 우리가 경쟁력이 강했던 적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다음 세대는 어떨까? 같은 경쟁력 수준을 계속 끌고 갈 수 있을까? 

현재 우리에겐 장애인 올림픽 학생 리그가 있고, 13세에서 18세 사이 선수가 천 명이 넘는다. 전세계 최고, 최대 수준이다. 수영, 육상, 축구, 농구 등이 있다. 아주 종합적이다. 모든 종류와 양식의 장애인 올림픽 스포츠가 브라질에서 시작한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는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The World’s Fastest Blind Woman Has No Plans To Slow Dow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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