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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넘게 숙성시킨 와인 133병이 경매에 나온다

1800년대에 생산돼 1·2차 세계대전, 냉전,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 등 격동의 세계사를 머금은 150년 묵은 와인이 주인을 찾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중세 수도원에 숨겨졌던 150년 묵은 와인 133병을 경매에 부친다. 가치는 110만 유로(약 14억5천만원)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1856년부터 1899년 사이 생산한 와인으로, 체코 베초프 성에 살았던 부호 보포르-스퐁탱 가문 소유였다. 나치에 동조한 보포르-스퐁탱 가문은 전쟁이 끝나고서 벨기에로 망명했다. 이들은 언젠가 돌아올 거라 믿고 체코를 떠나기 전 귀중한 와인을 군인들의 약탈로부터 지키려고 예배당 바닥 밑에 넣어뒀다.

베초프 성은 1946년에 체코 정부 소유로 넘어갔다. 체코 당국은 이후 이곳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성을 뒤지다가 와인 은닉처를 우연히 발견했다.

19세기 와인 133병은 1985년부터 체코 정부 소유였지만, 30년 넘게 잊혔다가 최근 체코 당국이 와인을 경매에 부치기로 하면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이 와인을 먼저 시음해본 운 좋은 사람들이 있다.

와인을 완전히 따지 않고 맛볼 수 있는 와인 추출기인 코라뱅(Coravin)을 개발한 그렉 람브레히트는 코라뱅을 이용해 그중 와인 14병을 시음했다. 그는 150년 묵은 와인을 마시는 경험이 특별했으며, 일부 와인은 '인생을 바꾸는 맛'이었다고 표현했다. 와인은 모두 새것 같은 완벽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람브레히트는 "첫 잔부터 마지막 잔까지 따를 때 손이 계속 벌벌 떨렸다"며 "그야말로 내 인생 최고 와인이었다"고 극찬했다. 이어 "경매에서 얼마에 팔릴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이 와인들을 살 수만 있다면 가진 재산을 모두 내놓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람브레히트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와인에는 1800년대 와인 맛 변천사가 압축돼 담겼다. 대개 포트 와인처럼 달콤하거나 셰리 와인처럼 다소 강한 맛을 낸다. 또 1899 샤또 디껨 3병을 포함해 일부 와인은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제품이어서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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