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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강남역 살인 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내렸다

  • 원성윤
  • 입력 2016.05.22 06:18
  • 수정 2016.05.22 07:42
ⓒ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번 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김모(34·구속)씨를 19일과 20일 두 차례 심리면담해 종합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2003∼2007년 "누군가 나를 욕하는 것이 들린다"고 자주 호소하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고, 이 증세는 2년 전부터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으로 변화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빙 일을 하던 식당에서 이달 5일 위생 상태가 불결하다는 지적을 받고 이틀 뒤 주방 보조로 옮겼는데, 이 일이 여성 음해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 범행을 촉발한 요인이 됐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21일 오후 대전시청역 3번 출구 벽 앞에 서울 강남역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을 추모하는 메시지들이 게시돼 있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의 망상 증세가 심화한 상태였고 표면적인 동기가 없다는 점,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범죄 촉발 요인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건이 묻지마 범죄 중 정신질환 유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보자마자 바로 공격한 점으로 미루어 범행 목적성에 비해 범행 계획이 체계적이지 않아 전형적인 정신질환 범죄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씨가 2008년부터는 1년 이상 씻지 않는다거나 노숙을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인 자기 관리 기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려고 19일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약 1시간 30분 김씨를 1차 면담하고, 다음날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 권일용 경감 등 프로파일러 2명을 추가 투입해 4시간 동안 2차 면담을 해 심리 검사를 했다.

김씨는 17일 0시 33분 주점 건물 남녀공용 화장실에 들어가 있다가 남성 6명이 들고 난 후인 같은 날 오전 1시 7분 화장실에 들어온 첫 여성인 A(23)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사건 당일 경찰은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는 김씨 진술을 언론에 밝혔고, 여성혐오 범죄라는 분석이 제기돼 전국에 피해 여성의 추모열기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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