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년 만에 처음 인도를 방문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인도에 중고 아이폰을 보수해서 새로 내놓을 수 있는 리퍼비시(refurbish)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강조했다.
21일 인도 NDTV에 따르면 쿡 CEO는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인도에 제조공장 건립 의사를 묻는 말에 "(인도 공장 설립을) 꾸준히 검토하고는 있지만 현시점에서 계획이라고 할만 한 것은 없다"며 "이곳에서 인증된 리퍼비시 제품을 먼저 만든 다음 그 경험을 활용해 추가적인 행보를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리퍼비시 폰은 첫 번째 소유자가 있지만, 보수 절차를 거쳐 새 제품으로 다시 인증된 것이라면서 저렴한 가격에 아이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했다.
애플은 1만5천 루피(26만5천 원) 이하 저가 스마트폰이 강세인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2차례 중고 아이폰을 수입해 수리·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인도 정부에 신청했지만, 이른바 '전자쓰레기' 증가를 우려한 인도정부는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에 쿡 CEO가 직접 이 사안을 언급한 것은 애플이 인도에서 리퍼비시 폰 판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7일 밤 인도를 방문한 쿡 CEO는 21일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면서 4박 5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쿡 CEO는 이날 모디 총리에게 인도에서 애플 제품 생산과 직영 판매 가능성 등 애플의 인도 구상을 전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총리실은 두 사람이 사이버안보와 데이터 암호화와 관련된 사안을 논의했으며 특히 모디 총리는 국제사회가 사이버범죄를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애플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또 '디지털 인디아' 정책으로 추진하는 전자 교육, 전자 보건, 농가소득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애플의 지원을 요청했다.
애플은 쿡 CEO와 모디 총리의 만남에 맞춰 모디 총리의 정책 홍보 앱을 업데이트해 내놓았다. 새 홍보 앱에는 시민들이 자원봉사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Thank you @tim_cook! Friends, welcome & happy volunteering. Your views & efforts are always enriching. pic.twitter.com/aAu4isv6wM
— Narendra Modi (@narendramodi) 21 May 2016
모디 총리는 트위터와 자신의 홍보 앱 등을 통해 이 사실을 알리며 쿡 CEO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쿡 CEO는 17일 밤 인도 뭄바이에 도착한 이후 힌두신 '가네샤'를 모신 뭄바이 시디비나야크 사원을 가장 먼저 방문하고 볼리우드(인도 영화) 스타들과 만찬을 한데 이어 인도 최고 인기 스포츠 크리켓을 관람하는 등 잇단 인도 친화적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쿡 CEO는 남부 텔랑가나 주 하이데라바드에 애플 기술개발센터를 설립하고 인도 정보기술(IT) 제1 도시 벵갈루루에 애플 iOS용 앱 디자인·개발센터 설립하기로 하는 등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과 아이폰 공급을 포함해 장기 협력관계 구축을 합의했으며 20일 인도 최대 통신사 바르티 에어텔의 수닐 미탈 회장도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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