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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본사 대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지만 여전히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빈축을 사다(화보)

ⓒ연합뉴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대표가 20일 자사 가습기 첨가제를 사용하다 폐 질환을 앓거나 숨진 일부 피해자와 가족들을 만나 사과했다.

사프달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대전 아드리아호텔에서 일부 1·2등급 피해자 및 가족들과 대화(제1회 옥시레킷벤키지 사과의 장)를 나누고 참석자들의 사연을 모두 들은 뒤 일일이 사과했다.

옥시레킷벤키저 아타 사프달 대표와 임원진이 20일 대전 유성구 아드리아호텔에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있다.

2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피해자 모임 가운데 하나인 '가습기피해유가족연대' 측 피해자와 가족, 유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사프달 대표의 사과를 시작으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피해자나 가족이 사연을 얘기하고 사프달 대표가 응답·사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프달 대표는 "정말 유감스럽다.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정말 죄송하다"며 사연을 듣고는 연신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옥시 측 관계자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던 참석자들이 이 행사 전부터 '사연을 듣고 일일이 사과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옥시레킷벤키저 직원은 언론의 취재를 반기지 않았다. 취재하지 못하도록 한 직원이 행사장 문을 닫고 있는 모습

그러자 한 피해자가 '대표의 사과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라'며 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문은 닫히고 말았다. 이날 행사는 '비공개'였으며, 사프달 대표 역시 뒷문을 통해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참석자 대부분의 반응은 "진정성이 부족하다"였다.

피해자 가족이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막연히 기계적으로 미안하다고만 사과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사과하는 것인지, 왜 이렇게 오래 시간을 끌었는지 물어도 답변을 피해갔다"며 "개인적 아픔에 대해 들으러 왔다고만 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고, 검찰 수사내용은 무엇인지 말을 안한다"고 지적했다.

옥시 제품을 이용하다 생후 14개월 때부터 만성 폐 질환을 앓게 된 임성준(13)군의 어머니(40)는 "이들을 만나려고 5년 동안 애를 썼다"며 "진심이 아니다 싶으면 무릎을 꿇려서라도 진정성이 보일 때까지 다시 사과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가족 최운성 씨는 "대표가 설명한 해결 방안 등이 명확하지 않아서 다음에는 참석하고 싶지 않다"며 "언어 자체가 달라서인지 진정성을 못느꼈다"고 말했다.

사프달 대표는 이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소통을 통해 개인 보상안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 제품 피해자인 임성준 군도 이날 행사장에 참석했다.

또 피해자 의견을 수렴해 오는 7월말까지 합의기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때 피해자 측 변호인·의료인을 참여시키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가습기피해유가족연대 회원인 유연성씨는 "사프달 대표가 회사와 피해자 사이에 김앤장 등을 배제한 채 직접 만나서 얘기하겠다고 했다"며 "6월에 서울에서 다시 한 번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 최승운 대표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오는 6월 대화를 나눌때는 보다 진전된 보상 방안 등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현정 옥시 홍보부장은 "오늘은 1·2등급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과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대책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을 청취하고 지속해서 사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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