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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때 한국 기원을 꺾은 이세돌이 이번엔 '기사회'를 이길 것인가?

프로기사회의 불합리한 규정에 반발해 탈퇴서를 제출한 이세돌 9단이 "프로기사회와 대화는 하겠지만, 풀어나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세돌은 한국 바둑 권력에 승부를 걸어 이겨낸 전력이 있어 더욱 주목을 끈다.

국제신문에 의하면 이세돌은 16세 3단에 불과했던 1999년, 대국료도 없이 별도로 연간 10판씩 소화해야 하는 승단대회는 '실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승단대회 참가를 거부한 후 2000년에 32연승을 달리면서 당해 최다승·최다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결국 보수적인 한국기원도 두 손을 들고 2003년 1월 이른바 '이세돌 특별법'을 만들어 주요대회 우승시 승단을 시켜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고 한다.

이번에 이세돌이 바꾸려는 것은 선후배들이 모인 기사회의 관행이다. 현재 프로기사회는 회원의 대국 수입에서 3∼15%를 일률적으로 공제해 적립금을 모으고, 탈퇴 회원이 한국기원 주최·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세돌은 이 프로기사회의 규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이세돌 9단은 친형인 이상훈 9단과 함께 지난 17일 양건 프로기사회장에게 탈퇴서를 제출했으며 이에 프로기사회는 지난 19일 대의원 회의를 열어 일단 이세돌 9단과 대화를 나누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으나 이세돌 측에서 ;대화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그리고 오늘 20일, 이세돌은 "지금의 기사회를 와해시키고 새로운 기사회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바둑 기사회의 진짜 문제점은 뭘까? 이세돌은 연합뉴스에서 기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사회가 예전에는 한국기원보다 우선이었다는 말도 있지만, 지금은 분명히 친목단체다. 친목단체에서 탈퇴한 게 크게 기사화할 만한 일인가?"

기사들의 친목단체인 기사회를 탈퇴하면 한국기원 주최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조항은 이상해 보인다. 그리고 어쩌면 이 조항 자체가 이세돌 때문에 만든 것이었을 공산이 크다. 이 조항에 대해 이세돌은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는 없던 조항이다. 2009년 제가 문제 있었을 때(이세돌 9단이 한국바둑리그 불참을 선언. 당시 기사회에는 이세돌 9단에게 징계하려고 했고, 이세돌 9단은 이에 반발해 한국기원에 휴직계를 제출함.) 추가된 내용일 것이다. 사실 원래 가입 자체는 자유로웠고 강제성이 없었는데 2009년 이후 추가됐다. 기사회 총회 내부에서 논의하고 추가된 것인지, 수뇌부 몇 명이 추가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수뇌부에서 추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문제가 매우 많다. 기사회는 회원의 의견을 모으고 한국기원에 건의하는 단체인데, 많이 변질했다. -5월 20일

특히 그는 자신이 적립금을 고수입자가 많이 대는 구조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기사회장은 적립금을 바둑 보급 발전에 쓴다는 데 그렇지 않다. 그렇게만 쓰였다면 큰 문제 없을 것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무슨 보급이나 발전을 위해 썼는지 이야기해줬으면 한다. 사실상 은퇴 위로금을 모으는 것이다. 고여 있는 돈을 줄 데가 없다. 자세한 이야기는 더 하기 힘들 것 같다.-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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