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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이 강남역 사건을 '더욱 여성 혐오 범죄'라 말하는 이유

지난 17일 새벽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에서 범인과 면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 20대 여성이 30대 남성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여성 혐오'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서천석 마음연구소장이 자신의 견해를 페이스북에 피력했다.

그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신병의 증상은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다"며 "그(피의자)가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사회적 맥락을 갖고 있고, 그것은 ‘여성혐오"라고 썼다.

그는 정신병이 갖는 사회적 맥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정신병에도 맥락이 있다. 과거 권위주의 독재 시절에는 많은 조현병(편집자 주 : 범인이 가지고 있다는 정신병) 환자들이 환청을 호소하면서 중앙정보부가 나를 미행하고 도청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무렵 어떤 환자가 TV 뉴스 생방송 중 뛰어들어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말을 외치기도 했다. 80년대 후반에는 사회적으로 미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CIA가 환청의 소재로 등장하는 경우도 생겼고 2000년대 이후 삼성의 지배력이 커지면서는 삼성이 소재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서천석페이스북(5월 19일)

이어 서 소장은 조현병이 있다는 이 사건의 범인이 처한 사회적 맥락이 '여성 혐오'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그가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한 것이다. 이 말은 사회적 맥락을 갖고 있고 그것은 '여성혐오'다. 이것이 그의 망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망상은 '여성혐오'라는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다. 만약 우리 사회가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고, 여자가 남자를 무시하는 것이, 남자가 남자를 무시하는 것에 비해서 특별히 남자들에게 더 기분나쁜 상황이 아니라면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서천석페이스북(5월 19일)

이어 그는 정신병을 가지고 있기에 여성 혐오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오히려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 범죄의 이유로 '여자들의 무시' 운운하는 상황이 여성 혐오 이슈를 우리가 중요한 문제로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며 "그가 정신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성혐오가) 아닌 것이 아니라 그가 정신병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여성혐오 범죄"라고 썼다.

방점을 찍은 서 소장의 마지막 말은 이렇다.

'정신병이 범죄의 원인이냐? 아니면 여혐이 원인이냐?' 이런 수준 낮은 논쟁은 이젠 멈춰야 한다.

앞서 17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강남역 건물에 숨어있다가 여성을 화장실에서 마구 찔러 살해한 30대 남성 김모(34)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1시5분께 서초구의 한 3층짜리 건물 화장실에서 A(23·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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