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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가장 높은 빌딩에 숨겨진 대담한 메시지(동영상)

  • 김태우
  • 입력 2016.05.19 12:20
  • 수정 2016.05.19 12:21

지난 이틀간 홍콩의 가장 높은 빌딩인 국제상업센터의 외관 벽면에는 매초 1씩 줄어드는 아홉 자리의 숫자가 빛났다. 홍콩 밤거리를 구경하던 관광객들은 이 숫자가 왜 나타났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국제상업센터에 떠 있던 숫자는 예술가 제이슨 램과 샘슨 웡이 계획한 조명 퍼포먼스로, 홍콩의 '일국양제' 제도가 끝날 2047년 7월 1일까지 몇 초가 남았는지 알려주는 작품이다.

홍콩 시민들에게 2047년, 그리고 램과 웡이 조명으로 쏜 아홉 자리 숫자는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홍콩은 제 1, 2차 아편전쟁의 산물로 1989년 중국이 제2차 베이징 조약을 통해 현재 면적의 90%가량을 영국에 넘겨주며 99년간 영국 통치 아래에 있었다. 99년이 지난 1997년, 홍콩은 다시 중국에 반환됐고, 중국은 사회주의를 극심하게 반대했던 홍콩 시민들에게 적어도 50년간은 '1국 2 체제'('일국양제')를 유지하게 해주겠다고 서약했다. 그렇게 홍콩은 중국 중앙정부와 별도의 행정체계를 지킬 수 있었는데, 중국 정부가 보장한 50년이 끝나는 2047년 7월 1일 이후 홍콩이 과연 민주화될 것인지, 혹은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사회주의를 수용할지 아직 미지수다.

샘슨 웡은 "이 작품을 통해 홍콩 시민의 가장 큰 염려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퍼포먼스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CNN에 따르면 홍콩 국제상업센터는 이전부터 시민들에게 조명 전시 계획을 받아 매일 밤 홍콩의 야경을 빛내곤 했는데, 정치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웡과 램은 홍콩 정부의 허가를 받기 위해 '우리의 60초 우정은 지금 시작된다'라는 비정치적 프로젝트를 제출했는데, 둘은 허가를 받은 뒤 이 90분짜리 전시의 끝에 아홉 자리 숫자가 뜨도록 작품을 수정해 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의 퍼포먼스는 마침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인 장더장의 홍콩 방문과 맞물리는데, 웡은 '높은 안보 수준 때문에 그의 방문 동안 어떠한 시위도 할 수 없는데, 이 퍼포먼스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 퍼포먼스는 6월 22일까지 매일 밤 전시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작품의 의미가 더 널리 알려지면 그 전에 취소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t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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