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반기문, "트럼프" 한 마디 언급 없이 도널드 트럼프를 디스하다

  • 허완
  • 입력 2016.05.19 05:29
Republican U.S.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poses for a photo after an interview with Reuters in his office in Trump Tower, in the Manhattan borough of New York City, U.S., May 17, 2016. REUTERS/Lucas Jackson     TPX IMAGES OF THE DAY
Republican U.S.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poses for a photo after an interview with Reuters in his office in Trump Tower, in the Manhattan borough of New York City, U.S., May 17, 2016. REUTERS/Lucas Jackson TPX IMAGES OF THE DAY ⓒLucas Jackson / Reuters

이건 누가 봐도 '트럼프 디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듯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졸업생들에게 덕담과 함께 앞으로의 역할을 주문하면서 작심한 듯 정치인들의 인종차별과 더불어 기후변화 부인하는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반 총장은 3분간의 길지 않은 연설에서 먼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에도, 여러분은 졸업을 통해 놀라운 기회들이 기다리는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이어 "우리는 시리아를 비롯한 각지에서 자행되는 전쟁범죄에 몸서리치고 인종차별과 증오, 특히 특히 정치인들과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그런 말(인종차별과 증오)을 하는 데 대해 분노한다"고 일갈했다.

반 총장은 또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고기온이 계속된 점을 상기시키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우는 과정에서도 트럼프를 염두에 둔 듯한 언급을 했다.

그는 "우리는 역사적인 파리기후협정을 이뤄냈다. 이것을 살리는 데 힘을 합쳐달라"면서 "이 문제(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정치인에게는 표를 주지 말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물건은 사지 말며, 제발 부탁이니 전등을 꺼달라"라고 말해 학생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반 총장이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그가 언급한 '인종차별과 증오 발언을 하는 정치인'이나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정치인'은 트럼프임이 거의 분명하다.

트럼프는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나 강간범으로 묘사하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수도 없이 해 온데다가,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직면한 첫 번째 도전 과제가 지구온난화'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은 자신이 정치 역사에서 들어본 말 중에 가장 멍청한 것 중 하나이자 가장 순진한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특히 트럼프는 전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는 파리기후협정에 대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협정이고 미국에 좋지 않다"면서 "나는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들여다볼 것이고 최소한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재협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편집자주 : 도널드 트럼프는 꾸준히 정치적 폭력을 조장하고, 그는 상습적인 거짓말쟁이이며, 겉잡을 수 없는 제노포비아, 인종주의자, 여성혐오주의자인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전 세계 16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반기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