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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말하는 북한의 새 외무상 리용호

  • 김수빈
  • 입력 2016.05.18 10:00
  • 수정 2016.05.18 10:05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가운데)이 지난해 1월 싱가포르에서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회동한 후 기자들에게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가운데)이 지난해 1월 싱가포르에서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회동한 후 기자들에게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리용호 북한 새 외무상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체로 '말이 통하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1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리 외무상에 대해 "사안을 잘 아는 매우 실력 있는 사람으로 북한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지만, 최소한 말은 통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가 다른 북한 사람들보다 더 유연하다거나 더 합리적이라는 건 아니다"라며 "북한 사람들은 세계를 보는 자신들만의 관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용호 외무상의 임명으로 북한이 미국에 유화공세를 펼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리 외무상이 발탁된 배경에는 다른 이유들이 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그가 외무상이 되면서 임무들이 많아져 북미 핵 협상에 집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93∼99년 미 국무부 소속으로 북핵 협상에 참여했던 위트 연구원은 리 외무상을 알게 된 지가 20년이 넘었다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당장 북한의 외교 정책상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미국과 협상 국면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외교적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리 외무상의 발탁이 북미관계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위트 연구원과 장용석 연구원의 견해와 달리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한층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리 외무상을 2012년과 2014년 각각 뉴욕과 평양에서 만났던 그레그 전 대사는 VOA에 "리용호는 영어가 유창하고 유연하고, 농담도 잘하고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인물"이라며 "김정은이 리용호를 외무상으로 발탁한 것은 미국과 대결이 아닌 대화를 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먼저 미국에 손을 내밀지, 그 반대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긍정적인 상황에서는 북한이 유연하게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창현 국민대 교수도 "리용호 외무상은 외무성 부상을 할 때도 파격적인 발언을 많이 했고 그런 발언들을 공개 및 비공개회의에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정한 힘이 있고 본인 스스로가 일정하게 대화 노선으로 나가야 된다고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미국통이고 미국 지식이 있는 리용호가 됐다는 건 북미관계에서 가느다란 희망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고,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대미 협상에 힘을 실으려는 인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 초부터 핵 문제를 비롯한 각종 대미 협상에 참여하면서 북한의 차세대 외교 주역으로 주목받아왔던 리용호 외무상은 2010년 부상 자리에 올랐으며, 이듬해에는 6자 회담의 북측 수석대표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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