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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개나 줘버려?" 윤석열 측이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한 직후 조롱성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다

국민을 개로 보는 것인가.

윤석열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사과한 직후, 개한테 사과를 주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사과한 직후, 개한테 사과를 주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다 ⓒ인스타그램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의 사과는 진심이 아니었던 걸까.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송구하다”며 사과한 후 윤석열 캠프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먹이는 사진이 게시됐다가 삭제돼 논란이다. 윤 전 총장의 사과는 표면적이고, 실제로는 ”사과는 개나 줘버려”라고 생각하며 국민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0월 22일 자정쯤 윤 전 총장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 ‘토리스타그램’에는 연녹색 사과를 토리에게 건네는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를 따왔나봐요. 토리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요”라는 설명이 붙었다. 해시태그로는 ‘#우리집괭이들은_인도사과안묵어예‘, ‘#느그는추루무라!’라는 내용이 달렸다. ”우리 집 고양이들은 인도사과 안 먹는다. 너네는 츄르(고양이 간식) 먹어라”는 말을 경상도 사투리로 쓴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 측이 게재했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빛삭'한 게시물
윤석열 전 총장 측이 게재했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빛삭'한 게시물 ⓒ인스타그램

윤 전 총장 명의로 운영되는 인스타그램에도 사과 사진이 올라왔다. 집안 나무에 사과를 끈으로 묶은 사진과 윤 전 총장 어린시절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윤 전 총장 어린 시절 부친이 퇴근길 사과를 사서 나무에 실로 묶어두고는 했고, 윤 전 총장은 그 사과를 따다가 먹는 걸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썼다. ‘#성장스토리’ ‘#추억의인도사과’와 같은 해시태그도 달렸다.

게시물이 올라온 시점은 윤 전 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 밝힌 직후였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발언은) 저의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비판을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으로 뭇매가 쏟아지자 사흘이 지나서야 공식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이다.

그는 사과를 하는 당시에도 명쾌하지 않은 뒷맛을 남겼다. ‘유감 표명을 사과, 혹은 사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나‘라는 질문에 ”유감의 표현”이라고 답하면서 전두환 옹호 발언이 ‘사과‘와 ‘사죄’의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이후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여전히 억울해 하는 걸로 보였다. ”정치인이라면 ‘자기 발언이 늘 편집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의 무게를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는 문구 때문인데, 자신의 발언을 언론이 ‘편집’해서 왜곡했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불거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정치권에서도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는 글을 올렸고,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캠프 측 권성주 대변인은 ”사과는 개나 주라는 윤석열 후보, 국민 조롱을 멈춰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스1

유승민 캠프 측 권성주 대변인은 ”자신의 망언에 대한 사과 요청에 과일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국민을 조롱하더니, 끝내 겨우 ‘송구’하다 말한 그날 심야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며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며 ”앞에서 억지 사과하고 뒤로 조롱하는 기괴한 후보에게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은 절대 없다”고 질타했다.

권 대변인은 ”오싹하고 무섭다는 반응들이 순식간에 퍼져나가자 한 시간여 만에 사진은 삭제됐다”며 ”그러나 사진을 SNS에서 삭제한다고 이미 드러낸 그 본심은 국민들 뇌리에서 삭제되지 않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이날 트위터에 ”인스타그램에 또 사과 사진을 올렸다. 반성은커녕 국민을 우롱한다”는 글과 ”전두환 칭찬 망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일어나자 마지못해 유감 표시를 한 후 사과를 개에게 주는 사진을 올리는 사람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가?”라는 글을 연달아 올렸다. 

홍준표 의원 측 여명 대변인은 “사과는 개나 줘”라는 논평을 내고 “가뜩이나 엎드려 절받은 국민의 뒤통수를 쳤다”면서 “이것이 ‘사과는 개나 줘’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비판하며 “윤 후보는 그런 국민과 당원 모두를 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뉴스1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가세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씨의 언동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전두환씨를 옹호한 그의 망발은 바닥을 알 수 없는 그의 무지와 저급한 역사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 요구가 빗발치는데 ‘사과’ 사진을 SNS에 올린 그의 처사는 국민을 향한 조롱인지, 세상에 대한 무감각인지 어이가 없다”며 ”윤씨는 이미 대선주자의 자격을 잃었다. 광주와 전두환 독재 희생자들께 머리 숙여 사죄하고, 대선주자 행세를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 측 우원식 의원은 ”결국 윤씨가 ‘전두환 논란’에 사과를 했다고 한다. 사과를 한 건지 아닌지. 그런데 윤석열 캠프가 운영한다는 토리스타그램에 사진이 한 장 올라왔는데 개한테 사과를 주는 모습이었다”며 ”뭔 뜻인지 어리둥절했는데 가만 뜯어보니 ‘옜다, 사과나 먹어라’ 국민을 개라고 보는구나”라며 ”내가 개라고,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나. 정말 개판이네”라고 질타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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