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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무역기구 WTO 사무총장으로 나이지리아 후보 아닌 한국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는 속내

나이지리아는 중국의 원조를 가장 많이 받는 국가 중 하나다.

나이지리아 재무부 장관 오콘조이웨알라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
나이지리아 재무부 장관 오콘조이웨알라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유명희 ⓒ뉴스1

그야말로 ‘깜짝 발표’였다. 

미국이 29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낙선 위기에 처한 한국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깜짝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WTO는 사실상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후보 임명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였다.

로이터와 BBC 등은 앞서 WTO 사무총장 선거 선호도 조사에서 회원국들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회원국 총 163개국 중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102표, 유명희 본부장이 60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갑자기 왜 나이지리아가 아닌 한국의 손을 들어줬을까?

WTO 회원국들이 제청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합의를 무마한 건데, 그 속내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유 본부장의 실무 경험이다. 유 본부장처럼 현장 실무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WTO를 이끌어야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국제정치판에서 표리부동하지 않은 결정은 거의 없다. 미국의 이번 결정에도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WTO가 친중국적이라 ”끔찍하다”고 비난해왔다. 로이터는 이를 지적하며 ”미국이  WTO의 수장이 공석인 상태를 수주일에서 수개월 간 연장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WTO구성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일종의 ‘WTO 흔들기’에 나섰다는 뜻이다.

WTO는 다음달 9일 일반 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 정식 승인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선출 작업은 회원국 만장일치가 관례라, 미국이 계속 합의를 거부한다면 수장 부재가 장기화될 공산도 있다. WTO 수장직은 전임 로베르토 아제베도 사무총장이 지난 8월 말 임기 도중 퇴임해 두 달 가까이 공석 상태다.

한국 유명희 vs 나이지리아 오콘조이웨알라
한국 유명희 vs 나이지리아 오콘조이웨알라 ⓒ뉴스1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나이지리아는 중국의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의 목소리가 WTO에서 커지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오콘조이웨알라의 취임에 반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2013년 ‘일대일로’를 선언한 이래 일대일로 상에 있는 개발도상국에게 막대한 인프라 자금을 지원해 왔다. 나이지리아는 러시아, 파키스탄과 함께 이 원조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들 중 하나다. 

중국은 예상대로 나이지리아의 오콘조이웨알라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도 유 본부장 낙선을 위해 공공연히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미국이 유 본부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긴 했지만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WTO 사무총장 선출은 전체 회원국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희망은 있다. 미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이 얼마나 주요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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