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잠깐 와 봐”, ”악수 좀 해봐” 라고 반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된 가운데, 홍준표 의원이 “버릇없다”고 일갈했다.
지난 12월 7일 원희룡 전 지사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입당식에서 이준석 대표가 영입을 반대한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이자 경기대 교수가 이준석 대표와 마주하자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이준석 대표에게 ”잠깐 와 봐”, “두 분 악수 좀 해봐”라고 반말로 말했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멋쩍게 웃으며 허리 굽힌 뒤 이수정 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이 광경은 홍준표 의원이 대선 후보 경선 탈락 이후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국힘 중진들은 기본적으로 당대표에게 반말하나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다. 작성자는 원희룡 전 지사가 이준석 대표에게 반말하는 영상 캡처본을 올린 뒤 “이준석 대표 나이가 널다고 당 중신들이 반말한다. 회사에선 어리다고 반말했다간 바로 잘린다. ”라고 썼고, 홍준표 의원은 여기에 “버릇들이 없어서”라는 답글을 남겼다.
앞서 홍준표 의원은 지난 11월 25일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선배에게 좀 죄송한 말일 수도 있지만, (홍 의원이) 토론할 때 보면 공격적으로 하셔도 보면 굉장히 귀여운 데가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같은 커뮤니티에 ”버릇없다”고 답한 바 있다. 홍준표 의원은 1954년생으로 사법연수원 14기고, 윤 전 총장은 1960년생으로 연수원 23기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이준석 대표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당시 상황이 논란이 되자 이준석 대표는 12월 8일 페이스북에 “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홍 의원이 워낙 제게 깍듯하게 해주셨다. 아무래도 홍 의원이 당 대표를 두 번 지내서 엄격한 위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반영된 것 같다”며 “홍 의원의 그런 모습에 항상 큰 힘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와 별개로 저는 지난 10여년 간 이어져 온 원희룡 전 지사님과 격 없이 소통하는 관계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때로 오해가 있지만 원 전 지사님은 항상 제게 좋은 조언자이자 또 배울 것이 많은 형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원희룡 전 지사도 12월 8일 페이스북에 ”‘잠깐만 와봐요. 악수 좀 해봐’는 당시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제가 한 말”이라며 ”저는 사적으로도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눌 때 반말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