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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22일 10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21년 04월 22일 19시 44분 KST

원조 아나테이너 왕종근이 ‘TV쇼 진품명품’으로 잘 나가기 전 인연을 맺은 형을 찾았다가 오열했다

수호천사 같은 형이었는데 너무 늦게 연락이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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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아나테이너 왕종근이 ‘TV쇼 진품명품’ 사회자로 잘 나가기 전 인연을 맺은 형을 찾았다가 오열했다. 

원조 아나테이너 왕종근이 ‘TV쇼 진품명품’을 진행할 때 ‘이걸 깨면 나는 죽는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밝히며 잘 나가기 전 어려웠던 시절을 고백했다.  

21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 의뢰인으로 출연한 왕종근은 “진행할 때 ‘이걸 깨면 나는 죽는다’는 생각으로 했다”며 ”도자기 같은 건 15억짜리도 막 나오는데, 다행히 한 번도 깬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품명품’을 할 땐 길을 다니면 사람들이 ‘왕종근 씨 팬이에요’라며 알아봤다. 진짜 기분 좋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진품명품’을 무려 10년 간 진행한 왕종근은 KBS 부산 출신으로, 27년 전 서울로 발령을 받아 올라왔다. 아나운서 생활을 한 기간은 45년이다. 

왕종근에게도 아나운서라는 꿈을 이루기 전 암울한 시절이 있었다. 왕종근은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취직을 못한 게 아버지에게 눈치가 보여 부산에 있는 ‘로댕 아트 컴퍼니’라는 곳에 입사했다고 밝혔다. 거기서 그는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왕종근은 “유명한 조각품들을 50분의 1정도로 축소한 것들을 파는 영업 사원이었다. 2달 근무하는 동안 단 1개도 못 팔았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 중 최상훈 씨라고 나보다 2살 정도 많은 형이 있었다. 그 형이 부산에 연고가 없는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챙겨줬다. 그 형을 찾고 싶다”며 ‘TV는 사랑을 싣고’에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왕종근은 아울러 “KBS 부산에서 일하다가 서울로 발령받아 올라가니까 방송환경이 너무 다르더라. 잘한다는 말을 별로 못 들었다. 3년 동안 사람도 안 만나고 모든 세상과 단절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사람을 잃어버렸다”며 ”그 때 상훈이 형과도 멀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왕종근은 ‘경상도 사투리 쓰면 아나운서 못 된다‘는 말을 면접관에게 듣고 아나운서 시험에 떨어졌을 때 ”최상훈 형이 ‘시험 한 번 치고 말 거냐’며 위로해줬고, 이후 안동 MBC 측에서 연락이 와서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왕종근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나의 수호천사였다. 나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 있지 않나. 그런 수호천사 역할을 한 사람이다”고 고마워했다.

사회자들이 최상훈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 것 같냐고 묻자 왕종근은 ”회사를 그만두고 노후를 즐기고 있지 않을까. 나이 들어서까지 열심히 일하는 부류는 아니다”라며 ”만나면 일단 안아보고, 그 형의 심장을 느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가 도착한 곳은 김해 낙원 공원. 故 최상훈 아내와 지인들은 ”최상훈이 2001년 암으로 사망했다”며, 생전 최상훈이 왕종근과 친분을 자랑하며 멀리서나마 늘 응원했다고 전했다.

왕종근은 최상훈의 묘 앞에서 “미안하다. 내가 너무 무심했다. 내가 연락 못해도 연락 안 할 사람이 아니었고, 정이 많고 나를 아껴준 사람인데 이렇게 누워 있으니까 연락을 못 했겠지. 내가 잘못했다”고 오열했다. 이어 ”형이 다 못 산 시간까지 내가 열심히 살고, 우리가 젊을 때 한 이야기처럼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건강하게 형 몫까지 오래 살겠다”고 절을 올리며 눈물의 이별을 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