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산불로 집이 모두 타버린 이재민이 임시 신분증을 발급받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경북 울진군 지역 주민들은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둔 지난 4일 초대형 산불 피해를 입었다. 당시 갑작스러운 대피령으로 주민들은 소지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집을 나와야 했다. 그러나 재난 상황도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막을 수 없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산불 이재민들은 경북 울진군 울진읍에 마련된 대피소를 출발해 투표소로 향했다.
이재민 전남중 할아버지는 황급히 대피하다가 신분증을 놓고 왔다며 “불이 나서 아무것도 못 챙겼고 다 타버렸다. (투표하려고) 어제 군청에서 임시 신분증을 받았다”고 뉴스1에 말했다.
이어 그는 “힘든 상황이고 거동도 힘들지만, 당연히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대통령이 된 분은 집을 얼른 복구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4일 경북 울진군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원도 삼척까지 번졌다. 현재 2만㏊의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지만, 주택과 창고 등 512곳의 시설이 소실됐고, 4,659세대 7355명의 주민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소윤 기자 : soyoon.lee@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