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21년 06월 09일 18시 49분 KST

"재벌도 일베를 하면 그냥 일베" 김어준이 '미안하고, 고맙다'로 문재인 저격 논란 휩싸인 정용진을 맹비난했다

”재벌 오너가 아니었으면 해고됐을 것", "삼성 패밀리 아니었다면 끝장 났을 것”

방송인 김어준이 문재인 대통령 저격 문구로 논란이 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재벌이 일베를 하면 그냥 일베”라고 맹비난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미안하고, 고맙다’는 문구를 계속 인스타그램에 써왔다. 이 문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실언이기에 정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저격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어준은 6월 9일 본인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재벌 오너가 아니라 신세계 음식부문장 정도였으면 해고됐을 것”이라며 ”정 부회장이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을 계속 쓰는데, 이 표현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촛불의 정신이 돼줘서 고맙다고 읽는 것이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뉴스1
"재벌도 일베를 하면 그냥 일베" 김어준이 '미안하고, 고맙다'로 문재인 저격 논란 휩싸인 정용진을 맹비난했다. 김어준은 정 부회장에게 ”재벌 오너가 아니었으면 해고됐을 것", "삼성 패밀리 아니었다면 끝장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문 대통령과 박원순 전 시장이 방명록에 남긴 ‘미안하고 고맙다‘는 문구에 ‘일베(일간베스트)’도 시비를 걸었다. 그들에게 세월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단순 해상 교통사고였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아울러 ”그래서 그들은 단식하고 있던 세월호 유가족들 면전에서 피자와 맥주를 먹는, 폭식 투쟁과 같은 만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김어준은 이어 ”정 부회장의 SNS는그 인식의 연장선에 있다”며 ”오너니까 말리지 못하는 것이다. 삼성 패밀리가 아니었으면 끝장났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일베는) 문 대통령의 ‘고맙다‘를 ‘정권 잡게 해줘 고맙다’는 것으로 밖에 읽지 못한다”면서 ”그들은 억울해서 패러디를 하는 거다. 세월호에 대한 공감 능력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세월호 방명록
"재벌도 일베를 하면 그냥 일베" 김어준이 '미안하고, 고맙다'로 문재인 저격 논란 휩싸인 정용진을 맹비난했다. 김어준은 정 부회장에게 ”재벌 오너가 아니었으면 해고됐을 것", "삼성 패밀리 아니었다면 끝장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표현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했다가 방명록에 쓴 문구다. 정확한 내용은 이렇다.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 방문해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당시 이 문구는 큰 논란을 불렀다. 아무리 세월호가 촛불의 정신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자 정권 교체의 계기가 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숨진 아이들을 마치 제물이나 희생양으로 여기는 듯한 ‘고맙다’는 문구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문구를 정 부회장이 계속 남발한 게 사태의 시작이었다. 지난 6월 1일에는 식재료로 쓰인 랍스터와 우럭의 사진을 올리며 ”미안하고, 고맙다”고 썼고, 지난 6월 4일에는 인스타그램에 붉은 무늬바리 생선 요리를 사진으로 올리며 영어로 “sorry and thank you”라고 썼다. 뒤이어 올린 볶음밥 사진에도 ‘sorry’와 ‘thank you’라는 말을 썼다. 6월 7일에는 또 다시 숨진 반려견을 추모하며 해당 표현을 써서 입길에 올랐다.

정용진 인스타그램
"재벌도 일베를 하면 그냥 일베" 김어준이 '미안하고, 고맙다'로 문재인 저격 논란 휩싸인 정용진을 맹비난했다. 김어준은 정 부회장에게 ”재벌 오너가 아니었으면 해고됐을 것", "삼성 패밀리 아니었다면 끝장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28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소고기 사진에는 박원순 시장의 문구와 몹시 흡사한 멘트를 덧붙여 놓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당시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썼다가 재차 논란이 되자 멘트를 ”아, 진짜 맛나게 먹었다 고맙다”로 바꿨다.

그러다 정 부회장은 6월 8일 논란을 인식한 듯, 홍보실에서 ‘한 소리’를 들었다며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난 원래 가운데손가락으로 안경을 쓸어올림. 길고 편해서. 근데 우리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 하지 말란다 자기 힘들다고 ㅠㅠ”라며 ”미안하다 민규(홍보실장 이름).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젠 제일 짧은 손가락으로 올릴 거다”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가운데손가락으로 안경을 올릴 경우 그 모습을 보는 상대방이 마치 손가락 욕 ‘뻐큐’를 날리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다른 손가락으로 올리겠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손가락과 안경 올리는 습관은 이번 사태를 은유로 삼은 것이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