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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에 들어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노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진영은 '패배 인정' 여부를 놓고 분열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떠나면서 양쪽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br /></div>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떠나면서 양쪽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측근들 사이에서 승복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8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쳤다. 전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소식을 같은 골프장에서 들었지만 개의치 않는 듯 이틀 연속 골프장으로 간 것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언제부터 구닥다리 언론이 우리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를 선언했나?” 등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글들을 올렸다. 

트럼프의 두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싸워야 한다며, 공화당과 지지자들이 함께 나설 것을 촉구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시엔엔>(CNN) 방송은 이날 내막을 잘 아는 인사를 인용해 멜라니아 트럼프가 남편에게 “패배를 인정할 때”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승복을 설득하려고 트럼프를 찾아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트위터에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법적 조처를 추구할 것을 권했다”고 적었다. 멜라니아도 승복 설득 보도를 부인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가 바이든의 당선을 인정하지도, 트럼프의 선거 사기 주장에 동조하지도 않은 채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이 잇따라 바이든의 당선을 축하하고 나섰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아내) 앤과 나는 대통령 당선자 조 바이든과 부통령 당선자 카멀라 해리스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은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고 선거부정 의혹에 선을 그었다. 

미 정치권에서는 이런 트럼프의 ‘승복 선언’ 거부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현재 ‘성추문 의혹’에서 시작된 수사로 금융·납세·보험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데, 재선 실패를 인정할 경우 수사가 본격화될 것을 우려해 버티기에 나섰다는 게 대표적이다.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번 대선에서 7000만표 이상 얻은 것을 근거로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직을 빼앗겼다’거나 ‘트럼프만이 일어나서 이런 엄청난 불의와 맞설 의지가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재출마를 정당화하려 한다고 <시엔엔>은 분석했다. “이런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고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이 방송은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의 측근들도 재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믹 멀베이니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지난 5일 아일랜드 싱크탱크 ‘국제 및 유럽 문제 연구소’ 주최로 열린 화상 세미나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2024년에 출마할 것 같은 사람 명단에 그를 꼭 넣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의 부본부장을 지낸 릭 게이츠도 트럼프가 “2024년 재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7일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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