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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대표가 "이재명도 별로인데, 윤석열이 워낙 별로라" 20-30 여성유권자들의 마음이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명확한 현실 인식이다.

명확한 현실 인식이 반영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터뷰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3월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예측과 달리 출구조사 결과가 초박빙으로 점쳐지자, 송영길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상황실에서 밝은 표정으로 각 방송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송영길 민주당 대표 ⓒ뉴스1

지난 7일 신촌에서 당한 망치 피습의 여파로 머리에 붕대를 감고 그 위에 또 다시 비니를 쓴 채 등장한 송영길 의원은 MBC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생각보다도 선전한 원인을 두고 ”많은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이 돌아섰기 때문”이라면서도 “20-30대 여성들은 이재명 후보도 별로인데, 윤석열 후보가 워낙 저렇게 되니까 (성인지감수성이 취약하니까 표심이) 많이 이전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송영길 대표는 ”여성의 구조적 불평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성인지감수성이 취약한 윤석열 후보를 보면서 많은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이 돌아섰다”며 “20-30대 여성들이 이재명 후보도 별로인데, 윤석열 후보가 워낙 저렇게 되니까 (표심이) 많이 이전됐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또 ”윤석열 후보 측은 마지막 유세에서도 대장동 김부선을 등장시켰는데,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마지막 유세 때) 오히려 홍대에 가서 윤석열 후보한테 수고했다고 덕담도 해주고 결과를 승복하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마지막 유세 때 N번방 디지털 성착취를 취재해 폭로한 박지현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과 토크쇼 식으로 즉문즉답을 하면서 (여성이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모습을 보였고, 그런 모습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모습, 겸허하게 국민의 목소리 경청하는 모습으로 비춰 많은 인상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은 20~30대 여성을 철저하게 소외시킨 반쪽짜리 선거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의 잇따른 ‘반페미니즘’ 행보에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2번(윤석열 후보)이 제일 싫고, 1번(이재명 후보) 역시 싫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캐스팅보트인 청년의 표심을 잡아야 할 양당 후보들이 이른바 ‘이대남’ 표심에만 몰두하며 청년의 절반인 20~30대 여성은 배제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대남' 선봉에 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른바 '이대남' 선봉에 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스1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29세 여성 A씨는 여성신문과 인터뷰에서 “5년 전엔 문재인 대통령을 찍었고, 이번 대선 경선에 국민 경선인단으로 참여했는데, 개혁 공약을 내놓기는커녕 ‘안티페미’ 게시글을 연이어 공유하는 이재명 후보 행보에 너무 놀랐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춘다고 약속해 달라. 그러면 지지하겠다”는 취지의 디시인사이드 게시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해 논란을 낳았다. 그보다 앞서 “민주당이 페미니즘 정책으로 남성을 역차별했다”는 내용의 글도 선대위에 공유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을 지지해 온 34세 여성 B씨 역시 “청년 표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대선 공약으로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를 내놓는 것은 너무 나갔다”며 “윤석열은 120시간 노동부터 건강한 페미니즘, 부정식품, 전두환 옹호 발언까지 논란을 자처한다”며 “이재명을 찍을 일은 없지만, 윤석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재명, 윤석열
이재명, 윤석열 ⓒ뉴스1

그러나 선거 막바지 이재명 후보는 여성 회원 80만 명이 활동하는 여초 커뮤니티 ‘여성시대’에 직접 글을 올려 지지를 호소하고,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대학생 기자단 ‘불꽃’의 박지현 씨를 선대위 여성위원회에 영입한 뒤 마지막 유세에 동원하는 등 방향을 다소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20대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에 해당 공약을 재차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공약을 다시 꺼내들고, TV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이다”라고 황당한 정의를 내리는 등 명백히 반페미니즘적인 행보를 고수했다.   

이를 두고 BBC와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이번 한국 대선은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BBC는 여성혐오가 이번 한국 대선의 중심이 되었다고 밝혔고, 가디언은 ”윤석열 후보가 ‘남성 인권 옹호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며 ”미투 운동과 함께 ‘소폭’ 상승한 여성들의 인권에 반발하는 남성들의 눈치를 보는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자”의 모습을 꼬집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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