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 있는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가 코로나 시대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이유

직접 걸어보고 체험할 수 있는 신개념 공공미술.
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 '스페이스워크'.
POSCO
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 '스페이스워크'.

코로나 시국 조용히 연말을 보내기에 느리게 걷기만 한 게 있을까. 느리게 걷기는 사람들과 함께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켜준다는 점에서 한해를 마무리하기에 제격인 선택이다. 주변 경관을 보며 시야가 넓어지는 건 덤이다.

걷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는 더 이상 자연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제는 둘레길이나 등산로가 아닌 인공조형물에서도 걷기가 가능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Space Walk)’가 대표적 사례다. 스페이스워크는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방문객이 7만 명을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끄는 핫플레이스다.

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스페이스워크는 사람들이 작품 위를 직접 걸으면서 작품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이다. 스페이스워크를 걷다 보면 마치 무중력 상태의 우주를 유영하거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형상이 이미 그 자체로 구름이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을 닮아 ‘클라우드(구름)’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기획부터 완성까지 총 2년 7개월이 소요됐다.

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 '스페이스워크'. 작품 위를 직접 걸어다니며 작품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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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 '스페이스워크'. 작품 위를 직접 걸어다니며 작품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스페이스워크는 총 트랙 길이는 333미터, 폭은 가로 60미터, 세로 57미터, 높이 25미터로 변화무쌍한 곡선의 부드러움과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포스코가 조형물 건립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조형물이다 보니 100% 포스코 강재로 제작됐으며, 포스코의 역량과 기술력이 총동원됐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후부터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및 포항을 관광 명소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조형물 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스페이스워크가 포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경우 해상케이블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도 기대된다. 특히, Park1538, 역사관, 제철소 야경 그리고 포항 1고로 박물관 등 포항의 새로운 문화콘텐츠와 연계하여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 '스페이스워크'.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의 향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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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 '스페이스워크'.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의 향연이 펼쳐진다.

스페이스워크를 디자인한 하이케 무터(Heike Mutter, 1969)와 울리히 겐츠(Ulrich Genth, 1971)는 순수미술과 미디어아트를 전공한 독일 출신 부부로, 관객 참여형 설치미술과 건축 조각 분야에서는 국제적 명성을 가진 작가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애초에 작품을 기획할 때부터 포스코와 문화예술 관광콘텐츠로 급성장 중인 포항시를 상징할 만한 ‘철’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을 건립하기로 했고, 2019년 6월 공모를 통해 이들 부부 작가를 선정했다.

이후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츠는 포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포항이라는 지역을 이해한 뒤 포항 문화와 시민들의 특성을 해석한 8개의 디자인을 제안했고, 국내 조형•건축•미술분야의 전문가와 포항시 및 포스코 관계자로 구성된 자문위원단, 시민위원회가 최종 디자인을 결정했다.

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 '스페이스워크'.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의 향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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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환호공원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 '스페이스워크'.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의 향연이 펼쳐진다.

최종적인 스페이스워크는 포항 일월(日月) 신화의 ‘빛’과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철’을 바탕으로 한 ‘빛과 철의 노래’, 그리고 ‘느리게, 함께 하늘을, 예술을 걷다’라는 컨셉으로 디자인됐다. 스페이스워크는 멀리서 보면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지만, 실상 작품 위에서 관람객이 경험하는 것은 ‘작품을 따라 느리게 걷는’ 나의 신체와 공간의 관계다.

철이 빚어낸 우아한 곡선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그 위를 걷다 상공을 올려다 보면 360도로 개방된 주변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조명은 ‘빛의 도시’ 포항을 상징한다지만, 그 의미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당신은 이미 탄성을 지르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