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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강력한 금연법을 채택했다 : 김정은 위원장 포함 남성 10명 중 4명은 흡연하는 현실과 건강권 욕구 반영했다

'727'이라는 비싼 담배를 좋아했던 김정은 위원장.

2019년 2월 26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기 전 중국 난닝역에서 휴식을 취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다. 왼손에 쥔 것은 성냥갑이다.
2019년 2월 26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기 전 중국 난닝역에서 휴식을 취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다. 왼손에 쥔 것은 성냥갑이다. ⓒ일본 TBS 화면 캡쳐
2019년 2월 26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옆에서 두 손으로 재떨이를 들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기 전, 중국 난닝역에서의 모습이다. 
2019년 2월 26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옆에서 두 손으로 재떨이를 들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기 전, 중국 난닝역에서의 모습이다.  ⓒ일본 TBS 화면 캡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헤비스모커’, 즉 애연가로 유명하다. 담배 피우는 모습을 공식석상에서자주 보였고, 2019년 2월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자 동생인 김여정이 재떨이를 들고 그의 곁에 서 있는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제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들지 모른다. 북한이 강력한 금연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북한이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담배 생산과 판매, 금연 통제를 강화하는 금연법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금연법에는 극장·영화관 등 공공장소와 어린이 보육기관, 교육기관, 의료·보건시설, 대중교통 등에는 금연장소를 지정하고 이를 어겼을 때 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은 지난 2005년에도 ‘금연통제법’을 제정하고 공공장소에서 흡연하는 것을 금지한 적이 있다. 이번 금연법은 이를 한층 강화한 법이다.

전직 이코노미스트 한국특파원이자 ”한국 맥주 하이트와 카스가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칼럼으로 유명한 영국 출신 작가 다니엘 튜더 2017년 8월 낸 저서 ‘조선자본주의공화국’에서 북한의 담배 풍속도를 설명한 바 있다. 

김정은은 ‘727’이라는 값비싼 담배를 좋아한다. 담배 산업도 한창이다. ‘새봄’, ‘크레이븐 A’, ‘아침’ 등 수많은 담배들이 있고 이 중 일부는 중동에 수출되어 북한 권력층에게 짭짤한 수익을 준다. -다니엘 튜더, ‘조선자본주의공화국’

2017년까지만 해도 이 설명이 맞았을지 모르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 북한은 현재 외국산 담배 수입을 제한하며, 전자담배와 연기 없는 담배도 금지한다. 지난해 건강권에 대한 인식과 욕구가 증가하면서 개정한 담배통제법에 의해서다. 올 5월에는 공공장소와 건물에서 금연구역을 확대했고, 기업과 주거 지역에도 금연 스티커를 부착하며 금연 분위기를 장려했다. 

북한이 흡연율을 낮추려고 애쓰는 모습은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1993년 북한의 담배소비량은 쿠바, 불가리아에 이어 세계 3위였고, 이후 남성 흡연율은 2006년 54.8%, 2014년 43.9%, 2016년 37.3%로 점차 줄긴 했으나, 여전히 북한 남성 10명 중 4명은 담배를 피우는 꼴이다. 참고로 북한은 여성 흡연에 매우 안 좋은 인식이 있어 공식적으로 집계된 여성흡연율은 0%다. 

담배 피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담배 피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스1
담배 피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담배 피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스1
담배 피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담배 피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담배 피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담배 피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북한 지도자는 모두 담배를 피웠다. 특히 김정은은 공개적으로도 흡연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바람직하지 않은 본보기를 보인 게 사실이다. 이번 금연법으로 김 위원장이 반드시 금연할 거란 보장은 없다. 다만, 그가 북한에서 무조건적 숭배를 받는 지도자인 만큼 금연 운동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담배 피우는 모습을 공개하지 않을 순 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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