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아슬아슬한 페미니즘 설전을 이어갔다.
진 전 교수는 28일 페이스북 글에 ”개그를 해라. 이대녀(20대 여성)들 눈엔 이준석이나 진중권이나 구제불능 한남X일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진중권 전 교수가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게 페미니즘을 공부하라고 했다가 이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골방 개똥철학자의 헛소리를 왜 듣냐”, “20대 여성들은 빨리 진 교수를 손절하라”는 말을 듣자, 그 발언을 되받아치면서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진 전 교수는 ”(이준석이 주장하길) 이대녀 여러분, 진중권 손절하세요. 그럼 제가 여성할당제랑 여성가산점 폐지해 드리고 군대도 보내 드릴게요(라고 하는 모양인데) 개그를 해라”라며 ”걔들(이대녀=20대 여성) 나 손절한 지 언젠데. 어차피 걔들 눈엔 이준석이나 진중권이나 구제 불능 한남X이거늘. 푸하하”라고 썼다.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먼저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양성평등 정강정책을 마련한 건 마초정당 이미지를 벗고 민주당의 핵심지지층인 2030 여성을 공략하기 위한 것인데, 그 당의 젊은이(이준석 지칭)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늙으나 젊으나 거꾸로 가는 중”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면 앞으로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간신히 붙어 있는 중도층 지지도를 앞으로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지난 1년 간 ‘헛소리‘나 하는 ‘골방 철학자’한테 제1야당 노릇 맡겨놓았던 필드 감각으로 한번 잘들 해보셔. 바보.”라고 자신의 충고를 외면한 이준석에게 씁쓸해하며 글을 맺었다.
진중권 전 교수는 28일 ‘중앙일보‘에도 ‘이준석, 마지막 조언이다. 남초 사이트서 주워듣지 말라’는 칼럼을 게재해 “10여 년 전에 똑똑한 보수의 두 청년에게 ‘공부를 하라’고 권고한 적 있다. 그중 한 명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라며 “여전히 그를 아끼는데 이상한 길로 가고 있고, 지적을 해도 듣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해당 칼럼에서 ”이준석 씨의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지적하고 싶다”며 ”골드만삭스 2019년 보고서는 성 격차를 해소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14.4%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OECD에서 할당제는 국가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여긴다”는 말로 성평등이 생산 증진에 기여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그런데 이준석 씨에게는 이 상식이 없다. 결핍된 교양을 남초 사이트에서 주워들은 소리로 때우는데, 그런 얘기는 애초에 공론의 장에 들여올 게 못 된다. 남초 사이트에서는 환호를 받을 지 모르나, 공론장에서는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뿐. 그래서 만날 때마다 공부하라고 했던 것”이라며 그를 정조준했다.
이는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입지를 다지려고 ‘안티-페미니즘’ 노선을 취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자 국민의힘으로 끌어올 수 있는 2030 여성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로 보인다.
이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의 중앙일보 칼럼을 링크로 걸며 ”어느 골방 철학자가 ‘절대적 진리‘라고 믿는 ‘여성할당제를 하면 생산성이 좋아진다’라는 개똥철학을, 국내외 유수 기업과 조직들은 여성혐오 때문에 시행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기업인들이 진 전 교수의 쉬운 처방을 받아들여서 생산성을 높이고 GDP를 14%씩 올리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헛소리니까”라고 비난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2시간 뒤에는 또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진 전 교수 활약으로 수치들이 역대급으로 갱신된다”며 이 전 최고위원은 여성 징병제 찬반이 팽팽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진 전 교수의 활약으로 수치들이 역대급으로 갱신된다”며 “20대 여성들은 빨리 진 전 교수를 ‘손절’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