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21년 07월 05일 18시 35분 KST

골목길 꼿꼿하게 산책하는 90세 전두환 근황이 공개됐다. 광주지법에 피고인으로 참석해야 하는 재판 당일이었다

전두환은 그동안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해왔다.

한국일보 / 뉴스1
골목길 꼿꼿하게 산책하는 90세 전두환 근황이 공개됐다. 광주지법에 피고인으로 참석해야 하는 재판 당일이었다. 전두환은 그동안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해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간 알츠하이머 등 질병을 이유로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누구의 부축도 받지 않고 인근 자택을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심지어 이날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피고인으로서 참석해야 할 재판이 열린 날이었다. 올해 90세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외양은 다소 노쇠해 보였지만, 꼿꼿한 자세로 기자에게 ”누구냐”고 소리치는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일보는 7월 5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뒷짐을 진 채 혼자서 서울 연희동 자택 앞 골목을 여유롭게 거니는 모습을 보도했다. 이날은 사자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피고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 두 번째 재판이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날이었다. 그러나 전씨는 재판정으로 향하는 대신 골목 앞을 여유롭게 산책했으며, 결국 재판에 불출석했다. 

한국일보 홍인기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7월 5일 오전 10시 30분쯤 뒷짐을 진 채 혼자서 서울 연희동 자택 앞 골목을 거닐다 기자를 발견한 뒤 ”당신 누구요!”라며 고함을 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동안 알츠하이머 투병 등 건강상 이유로 재판 출석을 회피해 왔다. 이날 카메라에 포착된 모습은 누구의 부축도 없이 혼자서 꼿꼿히 걷는 모습이었다. 기자의 인기척을 느끼자 그를 노려보며 고함을 치기도 하는 등 상당히 정정한 모습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날 광주로 향하는 대신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연희동 자택 주차장 쪽문을 통해 혼자서 집 밖으로 나왔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흰색 와이셔츠 단추를 맨 위까지 채운 전 씨는 하늘색 재킷을 입고 있었다. 여기에 아이보리색 바지와 잘 닦인 검은색 구두까지, 매우 화사하고 단정한 차림이었다. 

한국일보
골목길 꼿꼿하게 산책하는 90세 전두환 근황이 공개됐다. 광주지법에 피고인으로 참석해야 하는 재판 당일이었다. 전두환은 그동안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해왔다.

수행원이나 경호원 없이 혼자서 꼿꼿한 자세로 골목을 거닐던 전씨는 약 30m 전방에서 본인을 촬영하는 기자를 발견한 후 걸음을 멈췄고, 잠시 기자를 응시하더니 불쾌한 표정으로 ”당신 누구요!”라고 고함치듯 물었다. 기자가 전씨를 향해 몇 걸음 다가서는 찰나, 자택 맞은편 주택에서 경호원이 나타나 전씨를 데리고 들어갔다. 이 주택은 경호원 및 수행원들이 머무는 숙소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홍인기 기자
골목길 꼿꼿하게 산책하는 90세 전두환 근황이 공개됐다. 광주지법에 피고인으로 참석해야 하는 재판 당일이었다. 전두환은 그동안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해왔다.

평소 정정하다가도 재판을 앞두고는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출석을 거부해 온 전씨의 행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2019년 11월에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재판 불출석 사유서를 낸 전씨가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심 선고 공판에서는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출석한 뒤에도 재판정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일보 홍인기 기자
전두환(노란색 원)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10시 30분께 혼자서 서울 연희동 자택 쪽문을 빠져나오고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광주지법은 1심에서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지난 5월부터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