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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유명 방송이 '눈 찢는 제스처'로 동양인을 조롱했다. 평소 성소수자와 여성 문제에 앞장서 온 이들이다

무려 460만 명이 시청한 방송이다.

'동양인은 눈이 작아' 이탈리아 유명 MC들이 '눈 찢는 제스처'로 아시아인을 조롱하며 인종차별에 가담했다. 평소 성소수자와 여성 문제에 앞장서 온 이들이다.
"동양인은 눈이 작아" 이탈리아 유명 MC들이 '눈 찢는 제스처'로 아시아인을 조롱하며 인종차별에 가담했다. 평소 성소수자와 여성 문제에 앞장서 온 이들이다. ⓒ..

이탈리아 유명 TV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동양인을 비하해 논란이다. 이 방송은 무려 460만 명이 시청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3일 이탈리아 지상파 방송 ‘카날5(Canal5)‘의 시사풍자프로그램 ‘스트리샤 라 노티치아(Striscia la Notizia)’에서 진행자 게리 스코티와 미셸 훈지커는 양 눈을 찢는 동작을 동시에 했다. 현지 공영방송 ‘RAI’의 중국 베이징 지국을 소개하면서다. ‘RAI’를 일부러 ‘LAI’로 발음하기도 했다. R을 어설프게 L로 발음하는 건 ‘동양인은 R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편견이 담긴 비하 행위다. 

'동양인은 눈이 작아' 이탈리아 유명 MC들이 '눈 찢는 제스처'로 아시아인을 조롱하며 인종차별에 가담했다. 평소 성소수자와 여성 문제에 앞장서 온 이들이다.
"동양인은 눈이 작아" 이탈리아 유명 MC들이 '눈 찢는 제스처'로 아시아인을 조롱하며 인종차별에 가담했다. 평소 성소수자와 여성 문제에 앞장서 온 이들이다. ⓒ..

손으로 양 눈꼬리를 찢는 행동은 전형적인 인종차별 제스처다. ‘동양인은 눈이 작다‘고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축구 스타 중에도 이 동작을 했다가 비판받은 이들이 많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호나우두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일본에서 눈을 찢는 행동을 했고, 바르셀로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슈퍼스타로 떠오른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 역시 같은 제스처를 한 적 있다. FC 바르셀로나에서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 리오넬 메시도 이 동작을 했다. 

눈 찢는 인종차별 동작으로 비판 받은 축구 스타들. 위로부터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이 동작은 ‘동양인은 눈이 작다‘고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눈 찢는 인종차별 동작으로 비판 받은 축구 스타들. 위로부터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이 동작은 ‘동양인은 눈이 작다‘고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놀라운 건 이 행동을 한 게리 스코티와 미셸 훈지커가 평소 성소수자 권리와 여성 권리 신장에 앞장서온 이들이라는 점이다. 게리 스코티는 사회당 하원의원을 지냈고, 배우이자 모델인 미셸 훈지커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트루사르디’의 회장 토마소 트루사르디의 아내다.

이번 사태는 패션업계 내부 고발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유명한 ‘다이어트 프라다’로 알려졌다. 평소 행보와 상반된 언행을 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더욱더 거센 비판을 받았고, ”실망스럽다”, ”이탈리아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반응이 빗발쳤다. 다이어트 프라다의 해당 글은 16만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트위터에도 ‘#아시아인 혐오를 멈춰라(#StopAsianHate)’ 해시태그와 함께 항의가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미셸 훈지커는 14일 인스타그램에 영상과 글을 올려 사과했다. 그는 영상에서 다리를 꼬고 앉은 자세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매우 미안하다.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에 민감한 시점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를 고려하지 못한 것은 내 불찰”이라고 말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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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인종차별 #이탈리아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