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이 작가’로 활동하는 이규원 작가가 구혜선의 미술 작품을 ”평가할 가치도 없다”고 혹평했다. 홍익대학교 미대를 졸업한 이규원 작가는 영국 런던대학교를 거쳐 홍익대 박사를 수료한 뒤 영남대 회화과 객원교수로 일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미술 비평가로도 방송가에서 활동한다.
이 작가는 최근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연예인들의 미술 작품이 미술계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 분석하며 가수 조영남을 비롯해 솔비, 구혜선, 하정우 등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 작품을 신랄하게 평가했다.
홍대 이 작가, ″구혜선은 솔직히 평가할 가치도 없다. 그냥 취미 미술 수준이다. 배우나 하셨으면 좋겠다”
구혜선 작품에 대한 혹평은 ”솔비, 구혜선 중 누가 더 인정을 못 받나”란 질문을 받은 뒤에 나왔다. 이 작가는 ”구혜선은 솔직히 말할 가치도 없다. 구혜선이 ‘예고를 가려다가 떨어진 이유‘를 말했다가 ‘허언증 환자’라는 얘기를 듣지 않았나. 미술작가도 하고 영화감독도 하고 글 쓰는 작가도 하는데, 미술만 봤을 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배우나 하셨으면 좋겠다”고 가감 없이 말했다.
이 작가는 아울러 ”예술적 재능이 있긴 한 것 같지만, 그냥 취미 미술 수준이다. 백화점에 전시할 수준도 안 된다. 홍대 앞 취미 미술 학원생들과 비슷하다”라는 적나라한 멘트를 내놓았다.
″솔비는 입시생 수준이었는데, 올3월 개인전에서 21학번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작가는 현대미술 작업을 꾸준히 해온 가수 솔비를 두고는 ”최근 들어 성장했지만, 21학번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 작가는 “솔비가 올해 3월 개최한 개인전 사진을 보면 이제 전시를 해도 될 정도로는 올라온 거 같다. 비주얼적인 완성도가 많이 좋아졌다. 작품에 대한 컨셉트와 설명을 읽으니 이해가 됐다”면서도 “2020년까지 솔비의 작품은 대략 중고등학교 입시생 수준, 그러니까 미술을 좋아하고 미대에 가고 싶어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1학번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작가는 ”주위의 미술작가, 큐레이터 10명에게 물어보면 솔비에 대해 압도적으로 부정적 의견이 많다”며 “솔비라는 이미지 때문에 평가 절하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나마 솔비라는 이름 때문에 더 좋게 보는 편이 크다”고 밝혔다.
최근 표절 논란이 불거진 솔비 작품을 두고는 “(솔비가) 최근 제프 쿤스 작품 따라해서 케이크 만든 건 굳이 말하면 팝아트다. 프랑스에 갔다 모네 영감을 받아 비슷하게 그린 게 있다. 이건 인상파다. 시대를 아울렀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솔비가 퍼포먼스 미술을 많이 선보였는데 테크닉이 부족하다 보니 그럴듯하게 보이려는 걸 한 것 같다. 1960년대까지는 모르겠지만 2020년대에 퍼포먼스를 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 솔비가 속한 아트 그룹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예술이란 장르를 선택했다고 느껴진다. 나쁘다곤 볼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영남은 미술계에서 유일하게 인정받은 작가, 하정우 그림은 팬들이 구매한다”
이 작가는 또한 조영남을 제외하고 연예인 출신 작가들이 재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화제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작가는 “조영남은 미술계에서 유일하게 인정받은 작가”라며 ”조영남을 제외한 다른 분들은 작가를 할 때 이벤트 성으로 하는 느낌이 든다”고 일침했다.
그는 ”우리나라 유명한 작가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한 작품당 10억 원 넘게 팔렸을 때 나오는 기사보다 연예인 출신 작가가 한 작품을 1천만 원에 팔았다고 하는 기사가 더 많이 나온다. 그럴 때 일반 작가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하정우 작품을 두고는 알쏭달쏭한 평가를 내놓았다. “하정우는 구혜선이랑 조금 다르다. 하정우도 예술적 재능이 큰 건 맞는 거 같다. 하정우는 워낙 인기가 좋으니 팬들이 작품을 구매한다. 하정우는 진심으로 예술적인 것들을 좋아하고 그림을 좋아하는 거 같다”면서 “미술 작품만으로 판단할 때는 평가하기가 좀 그렇다. 미술 작품만으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유명하면 작품도 유명해진다”고 분석했다.
구혜선, 인스타그램에 ”이 작가님 (비판) 덕분에 제 그림을 다시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이런 가운데 구혜선은 10일 인스타그램에 본인이 그린 미술 작품을 소개하며 ”예술은 판단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기에 객관적일 수 없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구혜선은 인스타그램 글에 ”모든 인간의 삶이 예술이며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라며 ”예술은 대단한 것이 아니고, 지금 우리가 이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일 뿐”이라고 썼다.
구혜선은 또한 ”노인이 주름을 만지는 것도 예술이라 행위 하면 예술이 되는 것이고 어린아이들의 순진한 크레파스 낙서도 액자에 담아 전시함으로 예술이 될 수가 있다”라며 ”꿈꾸는 여러분들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으니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 말길”이라고 덧붙엿다.
구혜선은 이튿날인 11일, 또 다시 인스타그램에 ”쏟아지는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마음”이라며 ”홍대 이 작가(이규원)님 덕분에 제 그림을 이렇게 다시 소개해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는 글과 함께 본인의 섬세화 그림을 다시 게시하기도 했다.
구혜선이 해당 그림에 덧붙인 설명은 이렇다. ”이 작업은 0호 붓으로 먹을 사용하여 그린 ‘섬세화’이고요, 제가 갈망하는 자유를 패턴으로 표현한 추상화입니다. 총 50점 중에 48점 판매했고, 현재는 두점만 가지고 있습니다. 수익금은 모두 희망브릿지에 기부했습니다. (저보다 제 그림이 관심 받는 거 몹시 좋아함)” 구혜선은 지난 2009년 개인전 ‘탱고‘를 비롯해 2013년 개인전 ‘잔상’ 개인전 ‘미스터리 핑크’ 등 여러 차례 전시를 진행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