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북부에 있는 기아나 고지는 세계적인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이곳에 사는 양서류 269종 가운데 54%가 세계에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다. 기아나 고지에서 ‘좀비 개구리’를 포함한 3종의 신종 개구리가 발견됐다.
앙투안 푸케 프랑스 폴 사바티에대 생물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비교생물학 과학저널 ‘동물학 소보’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신종 발견을 보고했다. 발견된 3종은 모두 맹꽁이 과의 아마존 개구리로 시납투라누스속에 속한다.
이들은 모두 뾰족한 주둥이와 작지만 통통한 몸집과 황톳빛에 주황색 반점이 덮인 등을 지녔지만 종별로 외모와 크기, 물갈퀴의 발달 정도가 다르다. 연구자들은 프랑스령 기니와 브라질 북부의 아마존 열대림에서 발견한 한 종에 ‘시납투라누스 좀비’란 이름을 붙였다.
연구진을 이끈 라파엘 에른스트 독일 젠켄베르크 자연사박물관 박사는 “땅속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으스스하고 진흙투성이 채집 과정에서 이런 이름이 떠올랐다”고 이 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는 “수컷이 짝을 찾기 위해 내는 소리는 집중호우가 내린 직후이거나 비가 오는 도중 땅속에서 들려온다”며 “그러면 연구자들은 어떤 개구리인지 알기 위해 홀딱 젖어가면서 맨손으로 진흙 속을 뒤져 개구리를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시납투라속 개구리는 남미 북부 열대우림에만 살며 평생을 땅속에서 살아 생활사는 거의 알려지지 않다. 에른스트 박사는 “이들 개구리의 서식지가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매우 좁은 영역에 국한돼 있으며 게다가 땅속에 숨어 있고 소리를 가려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밝혀진 바로는 낙엽이나 부드러운 흙 속이 서식지인데 한 수컷이 땅속에서 울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따라 운다. 알도 땅속의 구덩이에 낳는데 올챙이는 자랄 때 필요한 양분을 몸에 지닌 채 깨어난다. 어미 개구리의 위 내용물을 분석했더니 토양동물인 선충과 개미, 흰개미, 거미 등 다양한 갑각류가 먹이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시납투라누스속 개구리의 발목뼈가 융합되는 양상이 발견됐는데 연구자들은 “땅속에서 나아가기 위한 적응으로 보인다”고 논문에 적었다. 에른스트 박사는 “이 속에는 이제까지 발견된 것보다 6배쯤 많은 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각각의 종이 어떤 멸종 위험에 놓여 있는지를 평가하려면 많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맹꽁이도 대부분의 기간을 마을 주변이나 숲 가장자리 땅속에서 산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맹꽁이는 주로 땅속에 살아 산란 시기 외에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며 “그러나 밤에는 밖으로 나와 먹이 사냥을 하고 6월께 물가에 모여 산란한다”고 포털 한반도의 생물 다양성에서 설명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