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 집콕을 위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베스트 8

역대급 스케일 '더 크라운'부터 지친 뇌를 쉬게 한 '도전! 꽃들의 전쟁'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로 격리와 단절이 반복된 끔찍한 해, 나는 코로나19 이전에 만들어진 예술의 세계에 관해 논할 의지를 완전히 잃었다. 대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전 세계를 여행하는 쇼를 보면서 대리 만족하거나 내 의지와 상관없이 24시간 내내 19평 남짓한 집 안에 갇혀 있는 동안 단조로움을 깨워줄 일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올해 몇몇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와 사랑에 빠졌다. 오늘 소개하는 8개 오리지널 시리즈에는 특별한 순서는 없다. 다만 누구나 인정하는 A급 서사를 지닌 ‘더 크라운‘부터 이 팬데믹 정국에 아무 생각 없이 지친 뇌를 다독여준 ‘도전! 꽃들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제법 다채롭다.

올해는 느린 전개 혹은 복잡한 줄거리를 지닌 넷플릭스 시리즈에 흥미가 없었다는 점, 미리 양해를 구한다. 또한 아래 소개하는 런타임은 전체 시리즈가 아닌 올해 만들어진 에피소드만 포함했다.

더 크라운(좌)/도전 꽃들의 전쟁(우) 포스터 이미지
더 크라운(좌)/도전 꽃들의 전쟁(우) 포스터 이미지

1983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퀸스 갬빗’은 체스 게임에 천부적인 소질을 지닌 켄터키 주 한 고아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다양한 위협과 비극적인 가족사를 극복하면서 세계 최고의 체스 선수가 되기 위해 전진한다.

퀸스 갬빗은 공개되자마자 평론가와 시청자 모두를 단숨에 사로잡은 올해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하나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스토리는 꽤 진부한 측면도 있으나 (예를 들어 빈 술병을 두드리는 인물과 함께 극이 시작된다거나) 여전히 독창성을 지닌 오리지널 시리즈로서 가장 먼저 소개될 가치가 있다.

- 방영일: 10월 23일

- 런타임 : 1시간 분량의 7개 에피소드

코미디언 토마스 미들디치와 벤 슈워츠가 뉴욕 극장에서 벌이는 즉흥 연기 쇼다. 두 사람은 관객들로부터 제안받은 상황을 재빠르게 머릿속에 입력한 뒤 그에 맞는 연기를 선보인다. 두 사람이 빚어내는 케미스트리(화학작용)와 그들이 창조한 이야기는 넋을 빼게 만든다.

정해진 스토리가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가 아닌 스탠드업 코미디 특집 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충분히 이 리스트에 포함했다. 대본도 없이 즉흥 연기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기에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경외심마저 느끼게 된다.

- 방영일 : 4월 21일

- 런타임: 50분 분량의 3개 에피소드

뉴욕 모모푸쿠 레스토랑의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동안 업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요리들에 독특한 견해를 제시한다. 그렇다고 정도를 벗어난 식당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이 호스트는 시청자들이 더 호기심을 갖고 알려지지 않은 식당에서 만들어내는 요리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

데이비드 장은 올 해 아주 멋진 일을 해낸 인물이다. 회고록 ‘복숭아를 먹어라(Eat a Peach)‘를 통해 코로나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는 식당을 회복시키는 멘토 역할을 자처했고, 무엇보다 금년 ABC 퀴즈쇼 ‘백만장자 되기 원하는 사람‘의 첫 번째 우승자다(상금은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는 식당을 위해 쓰였다). 나는 팟캐스트 ‘데이비드 장 쇼’의 애청자이기도 한데, 그 역시 추천한다.

- 방영일 : 3월 6일

- 런타임 : 50분 분량의 4개 에피소드

정교하고 아름다운 꽃 장식품을 만들기 위해 2명이 팀을 이뤄 우승자를 뽑는 영국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노련한 경험자들은 시종일관 아름다운 장식품을 만들어내고, 전혀 경험이 없는 아마추어 참가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쇼를 풍성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들이 만드는 꽃밭의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도전! 꽃들의 전쟁’은 서바이벌 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이들이 멋진 장식품을 만드는 과정은 이 잔인한 팬데믹 정국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장담하건대 정말 도움이 될 것이다.

- 방영일: 5월 18일

- 런타임 : 40분 분량의 8개 에피소드

그 유명한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의 펜들턴 워드와 코미디언이자 팟캐스트 진행자 ’덩컨 트러슬이 공동 제작한 성인용 애니메이션이다. 줄거리는 괴상하다. 우주 방송 진행자 클랜시는 종말을 경험하기 이전, 시뮬레이션 된 세계의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이 과정에서 삶과 죽음, 그 사이에 놓인 모든 것을 향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미드나잇 가스펠’은 올해 나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과 완전히 다르고 낯선 형식을 취하고 있다. 나는 넷플릭스가 최근 들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에만 반응하고 최적화하는 데 몰두하면서 이 창의적인 쇼가 사람들에게 덜 알려졌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이 주는 재미는 그대로 간직한 채 틀을 깨는 감상을 안긴다.

- 방영일 : 4월 20일

- 런타임 : 30분 분량의 8개 에피소드

베를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브루클린 하시디즘 공동체를 탈출한 한 여성의 이야기다. 2012년 동명의 자서전을 느슨하게 따르고 있다. 주인공 에스티는 사랑 없이 맺어진 남편과 가족들이 자신을 계속 쫓는 가운데, 계속 도망치거나 되돌아가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며 세계관을 넓혀간다.

‘그리고 베를린에서’는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시국에 공개되면서 아주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결국 에미상 8개 부문에 올랐고, 감독상을 수상했다.

- 방영일 : 3월 26일

- 런타임 : 55분 분량의 4개 에피소드

‘보잭 홀스맨’ 마지막 시즌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공개됐다. 이전 시즌의 끔찍한 결정들을 하나둘 교정해가며 결국 성장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 성인용 애니메이션은 인생의 가장 실존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추구하면서도 끊임없이 말장난을 결합하는 방식을 찾는다. 2010년대 가장 좋아하는 이 쇼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2010년 1월에 공개되면서 이 리스트에 포함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 애니메이션은 끝없이 창의적이고, 금기시되는 주제를 다루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시도는 재난으로 끝나지 않고 위대한 도약을 이뤄냈다. 쇼는 끝났지만 나는 앞으로도 이 시리즈에 관해 계속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 방영일 : 1월 31일

- 런타임 : 25분 분량의 8개 에피소드

지금까지 시리즈 중 단연 최고로 꼽히는 시즌3를 지나 ‘더 크라운’ 시즌4는 엘리자베스 여왕 2세와 마가렛 대처, 그리고 다이애나 스펜서의 이야기를 다루며 현재 모든 이슈와 논란(*현재 넷플릭스는 ‘더 크라운’ 시리즈가 허구임을 표시하라는 영국 왕실과 정부의 요청을 거부하는 중이다)을 빨아들이고 있다.

고백하자면 2016년 ‘더 크라운’이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너무 느린 전개와 호화로운 세트 등에 의존한다는 생각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약간 변명을 하자면 (트럼프가 당선된) 2016년 대선 이틀 전 시리즈가 공개됐고, 당시 내 뇌를 약간 무뎌진 상태였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드라마는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졌고, 이번 시즌에 이르러 다른 넷플릭스 시리즈가 범접하지 못할 만큼 위대해졌다.

- 방영일 : 11월 15일

- 런타임 : 55분 분량의 10개 에피소드

*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 8 Best Netflix Original Series Of 2020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