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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8일 16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2월 28일 16시 42분 KST

정경심 동양대 교수 딸 조민 씨 표창장 위조 사실은 명백해 보인다 (판결문 분석)

재판부는 딸 표창장의 총장 직인이 아들의 상장으로부터 나왔다고 판시했다.

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좌)/조국 인사청문회 당시 공개된 딸의 동양대 표창장(우)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3일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인터넷에 공개된 1심 판결문이 화제다. 571쪽에 달하는 이 판결문은 정경심 교수의 딸 조민 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 때 제출한 동양대 표창장이 명백하게 위조됐음을 여러 증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관련 내용을 발췌해 정리했다.

 

딸 표창장 직인은 아들 상장에서 나온 것

1심 재판부는 의전원에 제출된 딸 조민씨의 표창장의 총장 직인이 아들의 최우수상 상장으로부터 나왔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딸의 표창장과 아들의 최우수 상장) 파일의 총장 직인 부분의 크기를 조정해 비교하면 문자의 자간 간격 및 거리, 문자와 인영 간의 위치와 간격, 직인의 기울기 등의 거의 일치하는 것이 확인된다. 이는 위 두 문서가 하나의 원본에서 파생되었음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이를 통해 재판부는 정경심 교수 측이 아들의 상장을 스캔한 파일에서 총장 직인 부분을 추출해 ‘총장님 직인.JPG’ 파일을 생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판결문 발췌
정경심 교수 1심 판결문 중 표창장 관련 판시 내용

픽셀값과 이물질 형태까지 똑같은 ‘총장님 직인’ 파일

재판을 앞두고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입수한 ‘총장님 직인 파일’은 PNG, JPG 2종류였다. 해당 파일의 픽셀값은 1072*371으로 아들의 최우수상 직인을 확대 축소해 비교해보면, 지문이 일치하는 것처럼 똑같다. 이 표창장 파일의 경우 한글 프로그램의 ‘PDF로 저장하기’ 기능을 이용해 작성된 문서로, 상단은 텍스트로 인식되는 반면, 하단 총장 직인 부분은 하나의 이미지 파일로 인식되는 것도 위조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총장님 직인.PNG’ 파일의 경우 인쇄물에 묻은 이물질 또는 스캔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보이는 픽셀이 두 곳 존재하고, ‘총장님 직인.JPG’ 파일의 경우 한 개만 존재한다. 재판부는 이를 통해 JPG 파일은 PNG 파일 하단 이물질 중 하나를 삭제한 이후 생성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판결문 발췌
정경심 교수 1심 판결문 중 표창장 관련 판시 내용

강사휴게실 PC에 깔린 ‘마비노기’ 게임

정경심 교수 측이 표창장 위조 작업을 실행한 것으로 지목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1호’의 경우 바탕화면에 깔린 MMORPG 게임 ‘마비노기’ 바로가기 파일이 해당 PC가 정 교수 자택에 있었음을 지목한 결정적 증거가 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경심 또는 정경심 가족이 2014년 3월14일 밤 10시42분 강사휴게실 PC 1호를 이용해 마비노기 게임 설치 파일을 다운로드 받고, 같은 날 10시 52분경 설치를 마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위 시간대에 강사휴게실 PC 1호를 사용할 이유가 없는 점을 종합하면 강사휴게실 PC 1호가 위 일시에 피고인의 자택에 설치돼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 발췌
정경심 교수 1심 판결문 중 표창장 관련 판시 내용

571쪽의 방대한 판결문을 작성한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정경심 교수를 향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 적이 없다”면서 중형을 선고했다. 판결 이후 임정엽 부장판사는 이례적으로 피고인에게 소감을 물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정경심 교수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김임수 에디터 ims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