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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소유 논란 활동 중단' 혜민스님은 전남 해남 미황사에 1달간 머물며 새해를 맞았다

법화경 염송과 108배, 달마산 산행 등 참회 기도와 수행에 정진했다.

혜민 스님
혜민 스님 ⓒ한겨레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작가이자 명상 치유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혜민(48) 스님은 지난 연말 이래 모든 공개활동을 접고 은거하며 수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고급 주택 거주 사실과 해외 고가 부동산 소유 의혹 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풀 소유’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대중 선원에서 마음공부를 하겠다”는 참회 선언을 한 뒤 모습을 감췄다.

혜민 스님이 이후 향한 곳은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이란 별칭을 지닌 전남 해남군의 고찰 미황사였다. 지난 연말 그가 이 절 선방에 들어와 40여일간 머물며 기도 수행을 하다가 지난 26일 행장을 챙겨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여년간 절 주지로써 미황사를 한국 대표 문화유산으로 가꾼 금강 스님이 수행처를 마련해줬다고 한다. 금강 스님도 내달 2일 주지 임기 만료를 앞두고 30일 절을 떠날 예정이다.

금강 스님은 2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 연말 참회 선언 직후 혜민 스님에게 연락해 ‘미황사 선방에서 마음을 다독이며 수행하라’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혜민 스님은 바로 절로 찾아와 경내 남쪽 달마선원에서 머무르며 새해를 맞았다. 아침 저녁으로 나한전에서 열리는 예불에 꼬박꼬박 참석했으며, 법화경 염송과 108배 등을 하고, 도반 스님과 인근 달마산 산행을 하면서 참회 기도와 수행에 정진했다고 한다.

금강 스님. 절 안 선방 마당에서 자신이 만든 눈사람을 보며 미소 짓고 있다.
금강 스님. 절 안 선방 마당에서 자신이 만든 눈사람을 보며 미소 짓고 있다. ⓒ노형석 기자

금강 스님은 “원래 나와 친한 사이여서 어려울 때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에 수행처를 제안했다”며 “내면이 단단한 분이라 참회하고 얼른 마음을 돌려 앞으로 할 공부를 생각하더라”고 전했다. 미황사를 출입하는 교계 관계자도 “예불과 공양 때를 제외하고는 선방 바깥으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가 머무른 사실은 절에서도 일부만 알았다”고 전했다.

한 달 넘게 수행하던 혜민 스님이 절을 떠난 건 금강 스님한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행보로 짐작된다. 금강 스님이 본사(대흥사)에서 임명한 새 주지에게 업무를 인계하고 떠나는 일정이 최근 확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강 스님도 “원래 동안거 기간 내내 기도 수행을 하려 했는데 내가 떠나게 되니 별수 없이 (중간에) 떠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 스님과 혜민 스님은 2000년대 초 미국 뉴욕 불광사에서 처음 만난 이래 미황사와 교계의 행사 등에서 종종 대화를 나누며 교분을 쌓아왔다. 혜민 스님은 일 년에도 수차례 미황사를 찾아 며칠씩 머무르면서 쉬거나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할 만큼 관심이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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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 #전라남도 #미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