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11월 26일 11시 42분 KST

전 세계가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마라도나를 추모하고 있지만, '신의 손'을 잊지 않은 영국만은 예외다

아르헨티나는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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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숨졌다. 전 세계가 마라도나를 향한 추모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영국만은 못마땅한 기색을 보이는 중이다. 이른바 ‘신의 손’ 사건에서 비롯된 해묵은 감정 때문이다. 

신의 손 사건이란 지난 1986년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8강전에서 마라도나가 팔로 득점을 한 뒤 ”신의 손을 맞고 들어갔다”고 언급한 것을 말한다. 당시 잉글랜드는 신의 손으로 인해 억울하게 탈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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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마라도나가 지난 1986년 6월 29일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와의 골을 넣은 후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마라도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영국 언론은 추모 기사를 올리면서도 묘한 뒤끝을 남겼다.

이날 영국 데일리미러는 마라도나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문제가 많았던 천재가 겨우 평온함을 얻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러는 ”그는 가장 숭고한 축구선수였지만 동시에 가장 심각한 결함이 있는 사람이었다”며 ”잉글랜드의 많은 사람은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그의 악명 높은 핸드볼 반칙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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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마라도나가 지난 1986년 6월 29일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승리한 후 손을 들어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타블로이드지 더선 또한 마라도나의 코카인 중독과 금지약물 양성반응 등 허 나열하며 ”이제 인생은 끝났고 마라도나의 문제가 많은 영혼이 마침내 안식처를 찾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더선은 “2008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가 마라도나를 국가대표팀 감독에 앉힌 것은 잉글랜드가 폴 개스코인을 선임한 것과 다를 바 없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개스코인은 한때 잉글랜드의 천재 미드필더로 불렸지만, 이후 술과 마약에 손을 대며 망가졌다.

반면 영국의 전설적 축구 선수이자 BBC 진행자인 게리 리네커는 마라도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자신의 트위터에 ”한 발짝 떨어져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 세대를 통 틀어 가장 뛰어난 선수였다”면서 ”괴로운 삶을 끝내고 ‘신의 손’ 안에서 평안한 안식에 들기를 바란다”는 추모의 글을 남겼다.

한편, 마라도나 사망에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오늘부터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마라도나의 시신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 카사로사다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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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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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