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14주까지의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 입법을 예고한 가운데 대학생들이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인근에서는 보수단체에서 ”낙태는 살인”이라며 맞불 집회를 가졌다.
대학생 연합 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을 비롯한 시민 50여명은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마지막 경고 : 낙태죄 전면 폐지’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현행과 같음’이라고 적은 피켓을 부수는 퍼포먼스와 함께 ”낙태죄 개정말고 폐지하라”, ”낙태죄는 위헌이다”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음에도 정부가 낙태 처벌을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모두의 페미니즘의 김예은 대표는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낙태죄를 ‘현행과 같음’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정부는 임기 시작부터 여성의 인권에 관심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정김 활동가는 현행 체계에서 스스로 낙태를 결정하지 못해 마음 고생하던 청소년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현행 개정안으로는 청소년의 낙태 권리를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청소년 역시 법정대리인의 허락 없이 자신의 의지로 임신중지를 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을 마친 참가자들은 낙태 관련법 개정안을 적은 플래카드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전면폐지’를 적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이후 이들은 신촌 일대를 행진하며 ”낙태죄 폐지”를 외쳤다.
한편 이날 집회 현장 인근에서는 자유연대 등의 보수단체가 맞불 집회를 가지기도했다. 이들은 낙태죄 폐지 집회 행진에 따라붙으며 ”낙태는 살인”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일부는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수십여명의 경력을 현장에 배치했다.